제14훈 타이밍에 따라 희소식도 나쁜 소식



「이 여자가, 예의…?」

「…우선 틀림없다고…」


멀리서 단편적으로 들려오는 사람 목소리에, 히지카타는 천천히 의식을 되찾았다.

…여기는 어디냐. 무슨 일이 있었지. 순간적으로 상황이 생각나지 않아서, 안개가 낀 듯한 머리로 생각한다.

자신은, 아무래도 몸이 묶여 굴러다니고 있는 것 같다. 바닥이 차갑다. 그대로 드러나 있는 콘크리트 같은 감촉.

지끈, 머리가 아프다.


그렇다. 뒤통수를 얻어맞고 정신을 잃었었다. 거기에 생각이 도달해, 히지카타의 의식이 단숨에 깨어났다.


「좋은 상품을 제공받게 되어 감사합니다.」

「그럼, 백신의 건은 부디 잘…」

「위에 잘 전달해 두겠습니다.」


깨어나버리면, 멀다고 생각했던 목소리는 바로 근처에서 들리고 있었다.

대화하고 있는 것은 두 명의 남자. 한쪽의 목소리는 들은 적이 있다…예의 문어 상인이다.

그럼, 다른 한쪽은 거래 상대인 암상인인가.


히지카타는 살며시 눈을 뜨고 주위를 살폈다.

바닥에 눕혀져 있는 히지카타의 곁에는, 문어 상인과 녹색 피부를 한 천인이 멈춰 서서 담소하고 있다. 언젠가, 긴토키가 찍어 온 사진에서 본 얼굴. 바이러스의 판매자인 암상인 조직의 사람임이 틀림없다.

조금 떨어진 장소에는, 양측의 부하로 보이는 남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장소는 어딘가의 창고인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표면적으로는 나올 수 없는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 그림이다.

대화 내용으로 볼 때 상담은 잘 된 것 같다. 문어 상인은 암상인에게 주문한 물건을 보내는 대신에, 백신 구입권을 얻었다고…


──어째서지.

히지카타는 눈살을 찌푸렸다.


암상인의 「주문품」…즉 야토의 카구라…는 놓쳤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협상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


혹시, 자신이 기절해 있는 사이에 카구라도 붙잡혀 버린 건가.

당황해서 시선만을 움직여 주변을 살핀다. 그러나 카구라의 모습은 창고 안에는 보이지 않았다. 히지카타는 안심하는 동시에, 그럼 어떻게 된 것이지 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하루사메가 귀사에 주문하면서까지 요구하다니…그 은발의 사무라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글쎄, 우리 회사는 고객의 내정까지는 참견하지 않는 주의라서.」


(…하루사메……은발…?)


뜻밖의 단어를 듣고, 히지카타는 당혹에 눈을 깜박이고 있었다.

하루사메, 라는 것은, 그 우주 해적 하루사메를 말하는 것일까. 그리고 은발의 사무라이라는 것은──

…적어도 히지카타는, 그런 인간은 한 사람밖에 모르는 것이지만.


그거랑 이거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맞은 부분이 욱신욱신하고 아픈 머리로는 정보의 정리를 따라잡기 힘들어서, 히지카타는 답답함에 눈살을 찌푸렸다.


「어찌 됐든, 몹시 화나게 만들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만.」


녹색 피부의 암상인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재미있어 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문어 상인에게 말을 걸고 있다.


「본인이든 그 주위의 인간이든, 가능하면 상처 없는 완제품, 적어도 생존한 상태에서 팔아달라는 조건이었으니까 말이지. 자신들의 손으로 심하게 휘두르거나 목을 치거나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겠죠.」

「이것 참…」


암상인의 말에, 문어 상인은 호들갑스럽게 놀라며 어깨를 움츠려 보였다.


「그 집념 강한 녀석들을 적으로 돌리다니, 바보 같은 인간도 있었군.」


뭐, 인간이라는 종족은 대체로 어리석은 듯 하지만 말이지.

그렇게 말하고 함께 웃는 천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히지카타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과연. 마음속으로 씁쓸하게 중얼거린다.

그 녀석들의 노골적인 바보 취급 하는 어조는 불쾌하지만, 덕분에 대부분의 사정은 파악했다.


지금의 이야기를 종합하건대…「은발의 사무라이」라는 것이 하루사메로부터 어떠한 원한을 사서, 보복을 위해 그 몸을 찾으려 하고 있다, 라는 것 같다.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 것에 화가 치밀어, 암상인 조직에게까지 수색을 의뢰했다, 고.


(정말, 뭘 한 거냐 그 자식…)


히지카타는 뒤통수의 타박상과는 다른 종류의 두통을 느끼고 얼굴을 찌푸렸다.

대규모 범죄 신디케이트의 원한 따위는 사는 것이 아니다. 특히 하루사메는, 한 번 긍지가 손상되면 상대를 갈기갈기 찢을 때까지 성에 차지 않는 녀석들이다. 일반인을 자칭한다면, 결코 관계 될 리 없는 조직이다.

라고 하는데.


(그러고보니 그 녀석들, 하루사메와 서로 으르렁거렸다든가…말했던 것 같은…)


머리 한 구석에 걸리는 게 있어서, 히지카타는 기억을 파헤쳤다.

이번 수사 협조를 의뢰한 날. 해결사의 녀석들이 자신들과 사이가 나쁘다는 조직을 늘어놓았을 때, 거기에는 하루사메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가.

그 때는 설마, 여기까지 심각하게 원망받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하다. 이러나 저러나 시정에 사는 한 명의 남자가, 암상인을 통해 몸이 매매될 정도로 미움을 사고 있다고 누가 생각할까.


…아니, 이제 와서 그 남자를 상식으로 여기고 있던 자신이 경솔했던 건지도 모른다.

히지카타는 아픈 머리를 안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혀 미간의 주름을 더했다.



하지만 이걸로, 문어 상인이 카구라를 단념하고 「토시에」를 잡은 것에 설명이 붙는다.



녀석이 암상인에게 약정한 물건이라는 건, 「은발의 사무라이에 가까운 인간」으로…그것이 야토라든가 코마이누라 하는 희귀종이었다는 것은, 행운의 부가 가치에 불과했던 것이다.


즉.


「…연인, 인가. 좋은 미끼다. 하루사메도 기뻐할 것이다.」


만족스럽게 중얼거린 암상인에게, 역시 그런 거였구만, 하고 히지카타는 탄식했다.



암상인은, 품에서 꺼낸 종이에 눈을 돌리고 입가를 끌어올린다.

히지카타는 바닥에 굴러다니던 자세를 움직이지 않은 채, 어떻게든 눈을 부릅뜨고 그것을 포착했다.

그 종이는, 아무래도 사진을 출력한 것인 듯하다. 언뜻 보이는 기모노의 색이나 무늬로 보아, 긴토키와 토시에가 함께 나온 것 같다.


아아, 예의 파파라치들에게 찍혔던 거군.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히지카타는 무심코 훗 하고 입을 일그러뜨린다.


『상당히 전부터 찾고 있던 물건인 모양이라서 말야, 정보와 사진을 보내면, 즉각 전달해줬으면 한다라는 것이다.』


문어 상인은 자신의 저택에서 그리 말했었다. 틀림없이 카구라의 사진을 보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건 토시에였던 것 같다.

처음부터, 토시에를 「은발 사무라이의 미끼」로 팔 생각이었던 것이다.

상품 가치가 있다고 평가를 받았던 것도 그러한 사정인가 하고, 지금이라면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유감이군…미끼 따위, 되지 않아.)


그 녀석을 유인할 생각인지 본보기로 할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그런 이용 가치는 없다.

그 사진에는 꽤나 화목하게 비치고 있겠지만…그건 단순한, 연기, 니까.



팔을 휘감고, 어깨를 붙이고, 온화한 시선을 교차하며 웃었다.

사랑스러움이 담긴 따뜻한 시선도, 상냥함을 두른 부드러운 목소리도, 전부.

그 녀석은 단지, 일로서 하고 있던 것에 불과하다.


뭐 확실히, 지난 몇 주간 생활로, 연기로 끝나지 않는 걱정을 느꼈던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단순히, 그 녀석이 누구에게나 그런 상냥함을 보이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결코 히지카타가 특별 호의적으로 여겨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남자가 자신에 대해서, 다른 인간을 대하는 것과 동등한 걱정을 보였다는 사실조차 놀라움이었다.

본래의 자신들은, 눈이 맞으면 눈살을 찌푸리고, 얼굴을 맞대면 입에서는 심한 욕이 튀어나온다…사이가 좋다의 반대 쪽에 위치하는 관계이니까.


더불어 이번 사건에서는, 긴토키는 진선조에게서 지시 받지 않은 것은 하지 마라, 라는 신중한 협의가 끝난 상태다.


올 리가 없다.



선택을 잘못했군. 히지카타는 비꼬는 듯한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납치된 사람이 카구라나 사다하루였다면, 그 남자는 얼마나 걸리더라도 구하러 왔을 텐데.




「이런, 상품이 눈을 떴군.」


기척을 느낀 건지, 암상인이 히지카타를 돌아보며 입가를 올렸다.

이제 자는 척을 하고 있어도 의미는 없겠군, 하고, 히지카타는 바닥에 굴려진 상태에서 상반신을 일으켜, 다가온 암상인을 노려본다.

정면에서 히지카타의 시선을 받은 암상인은, 호오, 하고 감탄한 듯한 목소리를 내며 검사하는 듯한 눈을 가늘게 떴다.


「과연, 이건 상등품이다. 그저 미끼로서 하루사메에게 파는 것이 아까울 정도구나.」


뭐가 상등품이냐.

입으로 말하지는 않고 마음속으로 히지카타는 독설을 내뱉는다.

그렇지요, 하고 지껄이고 있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니, 씨익 웃고 있는 문어 상인과 눈이 마주쳤다.


「어디서부터 듣고 있었던 걸까나, 토시에 씨?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았을까?」

「…………」


상황, 인가.

문어 상인의 말에, 히지카타는 입을 다물고 사고를 정리한다.


아까의 대화 덕분에, 자신이 처한 상황은 대충 알 수 있었다.

문제는, 바이러스의 압수는 어떻게 되었는가, 라는 것이다.

자택에 보관되어 있던 바이러스가 압수됐다는 게 알려졌으면, 문어 상인이 이런 곳에서 여유작작하고 있는 것은 이상하다. 언론에 해명하든 진선조의 출동을 막부에 항의하든, 숨 가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터다.

그러나 눈앞의 천인 상인들은, 두 사람 모두 상당히 좋은 기분. 장사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고, 만사 순조, 하고 얼굴에 써 있는 것 같다.


…그럼, 진선조는 아직 저택에 돌입하지 못 한 건가.

어떤 문제가 있어서 작전이 지체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저택에 돌입되었다는 정보가 아직 문어 상인의 귀에 닿지 않은 것 뿐인가.

가능하면 후자이길 바란다.

히지카타는 조금씩 초조함에 가슴이 탔다.



만약, 작전이 실패했다고 한다면.

그 원인은──자신이다.


바이러스의 옆에서 예측 불허의 사태에 눈을 번뜩이고 있어야 할 터인 자신이, 개인적인 감정으로 충동적으로 작전 외의 행동을 취했다.


…그, 때문에.



호흡이 멈춘 것 같은 감각에 입술을 다문다.

마음속으로 오싹 다가오는 떨림을 눈치채지 않도록 눈에 힘을 주면, 문어 상인은 흥하고 콧소리를 내며 암상인을 향해 돌아섰다.


「…이처럼, 뭐 이와 같이 고집 센 여자라서 말이죠.」

「흠, 꽤나 배짱이 두둑한 것 같군요.」

「인간치고는 머리도 굴릴 줄 알아서, 방심할 수 없습니다. 보관이나 이송 시 엄중하게 구속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관, 이라 하다니.

완전히 물건 취급이구만 하고 히지카타는 입안에서 작게 혀를 찼다.

천인들의 깔보는 시선. 인신매매가 태연하게 행해지고 있는 사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잡지 못 하는 이 나라의 상황. 모든 것이 분하다.


…하지만.

상품 취급되고 있는 한, 히지카타의 몸은 안전하다.


(가능한 상처 없는 완전품으로, 라고 하루사메로부터의 주문이라고 하니까 말이지.)


히지카타는 마음속으로 빈정거리며 웃었다.

그 점에서는, 어째선진 모르겠지만 원망 받고 있던 긴토키에게 감사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지금, 히지카타가 거의 상처없이 있는 것은 기적적인 일이다.

적에게 납치되어, 일단은 도망쳤다가 다시 잡힌 몸. 본래라면 고문으로 손가락 한 두개 정도 잃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도 뒤통수의 타박상 정도 밖에 외상이 없는 것은, 「은발 사무라이의 연인」이라는 상품 가치가 발견된 덕분이나 다름없었다.


「이 여자, 아직도 신원도, 우리의 거래를 탐색하고 있던 목적도 판단하지 못 해서 말이죠.」

「알고 있는 것은 은발 사무라이와의 관계뿐, 입니까. 뭐, 이쪽은 그것만 알고 있으면 문제 없습니다만.」


천인 상인들의 대화에, 히지카타는 몰래 입꼬리를 올린다.

역시 그들은, 토시에가 진선조의 사람이라고는 깨닫지 못 한 것 같다. 

히지카타의 상품 가치를 오해하고 거래하려고 한다, 뿐.


안성맞춤이다.

히지카타 개인의 몸의 보전은 물론, 진선조 전체에 있어서도.

바이러스의 압수가 성공하기 전까지는, 토시에의 신원을 알릴 수는 없으니까.

「은발 사무라이의 연인」으로서의 가치만을 중시하여 취급되는 동안에는, 토시에의 정체가 진선조 부장이라고 눈치챌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이대로 오해를 쌓아, 확신으로 바꾸어버리는 것이다.


히지카타는 침을 삼키고, 목청을 가다듬었다.



「…저로서는, 그 사람의 미끼 같은 것이 되지 않아요.」


오랜만에 낸 소리는 쉬어서 목에 걸렸지만, 어떻게든 여자 목소리로 들리기는 했던 모양이다.

두 천인은 동시에 히지카타를 돌아보며, 여유를 과시하는 듯한 표정으로 콧소리를 냈다.


「미끼가 되는 자는 모두 그렇게 말하는 법이지.」


씨익 미소 지은 암상인의 대사를 듣고, 좋아, 하고 히지카타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장면에서는, 이쪽이 부정하면 할수록, 적은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것. 심리전의 기초다.

히지카타는 뒤로 묶인 손을 굳게 움켜쥐고, 팽팽하게 허리를 펴고 암상인을 노려보았다.


「저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에는, 전부 잊고 도망칠 수 있도록 말해두었으니까요.」

「알고 있어. 그것을 그가 거절한 것도.」


여유 넘치는 얼굴로 대답한 암상인에, 히지카타는 약간 눈썹을 찡그렸다.

이쪽의 태도를 허세라고 받아들인 것은, 의도한 대로다. 그러나, 들은 말은 조금 예상 밖이었다.

「알고 있다」라는 건, 무슨 뜻인가.


히지카타가 당혹감에 눈을 깜박이자, 암상인은 주머니에서 뭔가 작은 사각형의 기계를 꺼냈다.

그것이 소위 녹음기 같은 것이라고 깨달은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의 목소리가 거기에서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혹시 제게 무슨 일이 있으면, 이 일은 전부 잊고, 아이들과 도망치…』



(………엑.)


히지카타는 뺨을 굳혔다.


그 목소리 자체에는 그다지 들은 적은 없다. 하지만, 대사에는 확실히 기억이 있었다.

해결사의 다락방에 잠입한 파파라치에게 들려주기 위해, 한바탕 연기 했을 때의 자신의 대사.

이젠 옛날 일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어제의 일이다.


그거 녹음하고 있었던 거냐. 히지카타는 불쾌하게 얼굴을 찡그린다.


이게 내 목소리인 건가 하고 생각하면 기분이 나쁘다.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라는 것은 대개 기분 나쁘다고 느끼지만, 그것이 여성스러운 가성인 것이니까 더더욱.

잔뜩 늘어지는 기분으로 바닥을 응시하고 있자, 갑자기 낯익은 목소리가 고막을 두드려 히지카타는 눈을 크게 떴다.


『어이어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요 녀석아─! 너 나를 어떤 남자라고 생각하는 거야?』


…녹음기의, 계속.

그러고 보니, 그렇다. 그 때의 그 녀석은 이런 것을 말했다.


암상인이 「알고 있다」라고 말한 것은 이 일인가 하고 납득하면서도, 반면에 묘한 초조감이 히지카타의 등을 박차 올랐다.



녹음기가 재현하는 목소리에.

그 대사를 내뱉었던 긴토키의 얼굴이 생생하게 뇌리에 떠오른다.



그 때, 그 녀석은.

평소의 나른함은 손톱만큼도 없을 정도로 진지한 눈으로.

거친 말투와는 정반대인, 놀라울 정도로 상냥한 목소리로.


『해결사 긴 씨는 일단 받아들인 귀찮은 것을 도중에 내팽겨치거나 하지 않는다구. 게다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그렇게 말하고, 그리고.


(잠ㄲ…)


멈춰 그 이상 흘리지마 이제 알았으니까!

무심코 그렇게 소리치고 싶어지는 것을 간신히 버틴 것과, 동시.



『한 번 반한 상대의 그런 얼굴도, 내버려둘 수 없다고.』

「───~~~읏!」




가차없이 귀에 흘러들어오는 대사에, 히지카타는 그 자리에 푹 엎드리고 싶어졌다.



(이이이이런 거 들려주지 마 바보 자식아아아!! 아니아니아니 별로 동요라든가 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지만! 것보다 다시 들으니 꼴불견이잖아 저 자식─! 저렇게까지 과잉 연기하라고는 하지 않았다구 바보잖아 저 녀석 바보지…!)


말할 수 없는 수치에 휩쓸려 마음속으로 긴토키를 매도한다.

얼굴이 뜨겁다.

이런 일로 얼굴을 붉히고 있는 자신이 더욱 견딜 수 없어 얼굴을 숙이자, 머리 위에서 더욱 타격을 줄 것 같은 암상인의 목소리가 내려왔다.


「꽤나 사랑받고 있지 않나.」


(사, 사랑…이라니 바보냐아아아! 연기! 그거 연기니까!)


소리 내지 않고 외치며, 도망갈 장소를 찾는 듯이 시선을 바닥 위에 방황시켰다.

동요도 숨겨지지 않는 그 행동에, 암상인은 만족하며 입가를 끌어올리고 녹음기의 스위치를 껐다.


뜻밖의 공명, 이라고 해야 할까.

히지카타의 연기뿐만 아니라 당황스러워 하는 것은, 그들에게 토시에와 은발 사무라이의 「사이」를 확신시키기에 이른 것 같다.

천인은 마주 보고, 승리에 의기양양해져 야유하는 듯한 시선으로 히지카타를 내려다보고 있다.

히지카타는 조용히 깊은 호흡을 반복하여 머리를 진정시켰다.


…어찌 됐든, 이 녀석들에게 잘못된 확신을 심어주는 데에 성공했다.

이걸로 당분간 자기는 무사할 수 있고, 진선조의 관계자인 것도 들키지 않을 것이다.


작전 성공이잖아 기뻐해라 나.

자신에게 타이르면서, 아무래도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는 심경에, 히지카타는 살짝 한숨을 흘렸다.



「그럼, 나는 슬슬…」


토시에의 상품 가치는 충분히 증명했다, 고 판단했을 것이다. 문어 상인이 퇴출의 뜻을 말하자, 암상인도 미소와 함께 감사의 말을 돌렸다.

좋아, 빨리 돌아가라. 히지카타는 마음속으로 내뱉는다.

문어 상인과 그 부하들이 돌아가면, 이 자리의 적은 절반이 된다. 적은 적은 것이 좋다.


히지카타의 마음이 통한 것도 아닐 텐데, 문어 상인은 떨어진 장소에 있는 부하에게 말을 걸어, 곧장 차의 준비를 하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암상인에게 두세 마디 인사를 하고, 발을 돌리려 했다…하지만.

정확히 그 때, 가슴 안주머니에서 울리는 소리에, 문어 상인은 얼굴을 찌푸리며 걸음을 멈추었다.

실례, 하고 중얼거리며 휴대폰을 꺼낸다.


「무슨 일이냐. 상담 중에는 직접 전화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뭐라고?」


불쾌한 듯 전화를 받은 문어 상인의 목소리가, 몇 초의 침묵 끝에 갑자기 긴박해졌다.

갑자기 거칠어진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한다.



「막부의 개들이…!? 바보 같은!」



그 대사에.

히지카타는 얼굴에 긴장을 몰고 문어 상인을 주시했다.


──막부의 개, 라고 했나. 지금.


못마땅한 호칭이었지만, 그것은 필시, 진선조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그럼, 그 소식은…설마.



의아한 듯이 문어 상인의 모습을 살피는 암상인의 모습에, 그의 부하로 보이는 남자가 달려가 귀엣말을 했다.


「…흠.」


암상인은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리고 턱을 괴며, 부하에게 명령해 노트북 같은 기기를 가져오게 한다.

달칵달칵 하고 가벼운 조작 소리가 난 후, 화면에 TV 방송 같은 영상이 비쳤다.

그 중에서는, 낯익은 여성 아나운서가 흥분한 모습으로 카메라에게 말을 걸고 있다.


『봐 주세요! 저택의 지하에 보관되어 있던 이 상자, 이 상자에 무려! 무서운 바이러스가 보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진선조가 이 저택에 침입한 테러리스트를 나포하고자 들어갔더니, 우연히 이 방에…』


히지카타는 주위를 경계하며 화면을 응시했다.

아나운서의 배후에는, 쌓여 있는 하얀 상자와, 그것을 포위하는 진선조 병사.

히지카타가 발신기를 남겨두고 온, 그 방이 틀림없다.

…그리고, 화면 좌상에는 「LIVE」의 문자.


압수가 성공한 건가.

그것도, 제대로 생방송 첨부로.

이것으로, 바이러스의 존재는 세상에 알려졌으며, 막부도 대놓고 진선조를 처단할 수 없다──작전, 성공이다.


후,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히지카타는, 옆 얼굴에 시선을 느끼고 얼굴을 들었다.

보면, 문어 상인이 탁하고 거칠게 핸드폰을 닫고, 이쪽으로 눈을 향하고 있었다.


그, 밉살스러운 눈빛에.



뒤늦게, 매우 좋지 않은 기분이 들어 히지카타는 얼른 낯빛을 바꿨다.



「토시에를 납치 감금한 직후에 진선조가 저택에 돌입했다」라는 것을 듣고, 그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문어 상인은 바보가 아니다.

그 눈은, 짐작한 것이다. 토시에가 진선조의 관계자임을.



이번 진선조의 작전, 그리고 아까까지의 히지카타의 행동은…바이러스를 압수할 때까지는 토시에의 정체를 들킬 수 없다며, 그것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달리 말하자면, 압수만 성공하면 들켜도 괜찮다고. 그런 작전이었다.

그래서 문제 없을 터였던 것이다. 원래 계획에서는, 히지카타는 바이러스의 압수와 동시에 부대에 합류하게 되어 있었으니까.

…하지만.


히지카타가 혼자 구속되어 적의 손아귀에 있는, 이 상태로 들켜버리면.


위험해.

이마에 초조함의 땀이 배어나온다.



진선조의 인간이라는 힌트를 얻으면, 문어 상인은 토시에의 정체가 히지카타인 것도 알아챌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긴토키와의 관계가 임무 상의 연기에 불과한 것까지 차례로 예상이 되어 버린다.


긴토키로의 미끼가 되지 않는다고 알아채버리면, 지금의 자신에게 신변의 안전의 보장은 없다.

그 뿐만이 아니라, 문어 상인이 바이러스를 압수된 분통을 터뜨릴 가능성도 있었다.


(타이밍이…나쁘다고, 젠장…)


히지카타는 입술을 깨문다.

바이러스 압수 소식이, 적어도 조금 더 후…문어 상인이 이자리를 떠난 후였다면.

일부러 히지카타에게 원한을 드러내기 위해서만으로 돌아와, 암상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협상해 신병을 인수한다, 같은 귀찮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문어 상인은, 성격은 어쩐지 싫지만 머리는 뛰어나다. 그런 비효율적인 일을 할 시간이 있으면, 바이러스에 관한 기자 회견 준비라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진선조의 잔꾀에 속았다고 깨달은 순간에, 눈앞에 진선조 관계자가 있다고 한다면.

…충분히 원한을 풀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이건 본격적으로 위기라고, 히지카타는 땀으로 젖은 손바닥에 손톱을 파묻으며 문어 상인의 모습을 살폈다.



예를 들면, 문어 상인이 화풀이로, 히지카타를 이 자리에서 처리하겠다고 막부에게 통보해버린다면…

막부는 분명, 그것을 용인한다.

막부라 함은, 이번 일로 이전보다도 더, 히지카타의 존재가 눈엣가시가 된 것임에 틀림없으니까.


곤도를 비롯한 병사의 항의 따윈, 간단하게 묵살될 것이다. 곤도의 성격은 딱 잘라 말해 교섭에는 적합하지 않는 것이다. 막부의 늙은 여우들과 서로 속이는 것은, 평소에 히지카타가 도맡고 있었다.

…그 히지카타가, 와중에 있어 꼼짝도 못 하고 있다면.


막부와 제대로 교섭할 수 있는 인간은, 진선조에는 히지카타를 제외하고는 한 사람밖에 없다. 게다가 그 중 한명은 지금 현재, 히지카타와 은밀한 적대 관계에 있었다.

장기 출장으로 에도를 떠난 그 참모가 만약 이 사태를 알면, 마침 잘 되었다고 히지카타를 문어 상인에게 팔아넘길 거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젠장, 그 자식 짜증난단 말이지. 머지않아 무조건 쳐 죽여주지…하고, 히지카타는 이 자리에 없는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고 순간적으로 화를 냈다.


이 장면에서 관계없는 일을 생각하다니 느긋한 것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했지만, 이는 위기에 직면하여 어느 종류의 현실 도피일지도 모른다.




「원숭이들 같으니라고…」


낮게 신음한 문어 상인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는, 분노의 불길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채고, 히지카타의 등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는 동란 편보다 전의 이야기, 라는 설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긴쨩이 하루사메로부터 산 「원한」이라고 하는 것은 마약~홍앵에 관한 건입니다. 요시와라 편은 관계 없습니다.

카무이는 아무것도 관련되어 있지 않으니 양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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