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훈 서툰 연기라도 필요한 때가 있다.



「파장이 바뀌었습니다!」


야마자키의 말에, 차내에 단숨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동의 시선이 수신기의 화면에 집중한다. 발신기의 위치를 나타내는 붉은 점은 화면상의 한 점에 딱 머물고, 반짝반짝 바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명멸의 간격은 방금 전보다 분명하게 짧다.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는 신호다.

히지카타가 저택 안으로 실려온 뒤 아직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예상하고 있었던 것보다도 훨씬 빠른 전개에, 야마자키는 감탄의 소리를 냈다.


「대단하네요. 부장님, 의외로 감찰에 적합할 지도 모르겠네요.」

「나는 훨씬 전부터, 그 사람의 적직은 부장 따위가 아니라고 간파하고 있었다구.」


오키타가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 미묘한 곡해에 야마자키가 뭐라 말하는 것보다 빨리, 오키타는 조수석의 창을 열고 큰 길에 대기하는 병사에게 손짓했다.


「히지카타 녀석에게서 신호가 있었다. 곤도 씨에게 전해.」


달려온 병사에게, 발신기의 위치를 기입한 저택도를 건넨다.

긴장한 표정으로 끄덕이며 떠나가는 병사의 뒷모습을 배웅하며, 오키타는 차 안을 향해 돌아섰다.


「문제가 없다면 당장이라도 돌입할 거니까, 형씨도 이 틈에 저택의 도면이라도 머리에 주입해두세요.」

「예이─예이─」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귀를 후비는 긴토키에, 오키타는 히죽 하고 웃어 보인다.


「형씨이, 가능한 화려하게 부탁합니다. 우리들은 명목상, 테러리스트를 나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저택에 쳐들어간다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까, 당신이 날뛰어 주지 않으면 돌입할 수도 없어서요.」

「…하여간, 그렇게 위험한 역할을 일반 시민에게 시키지 말란 말야. 네놈들, 내 몸의 안전은 확실하게 보증하라고 요 녀석아─」

「싫다아 형씨. 일반 시민이라니 그런 겸손을.」

「겸손한 게 아냐! 진짜 순전한 일반 시민이라고! 너 그건 그거냐? 완곡하게 안전은 보증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는 거냐!?」


눈썹을 솟구쳐 올린 긴토키의 항의는, 허나 오키타의 환한 미소에 선뜻 튕겨져 나왔다.


「진선조 부장의 남자 친구를 일반 시민이라고는 하지 않으니까.」

「남ㅊ…!」

「여기는 한 번, 사랑하는 히지카타를 구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분골쇄신 협력해주세요.」


누가 남자 친구냐. 뭐가 사랑하는, 이냐.

반사적으로 외치려던 긴토키는, 아슬아슬한 순간에서 입을 다물었다.

아까부터 이런 말을 듣고 고함을 칠 때마다,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려 화가 나는 것이 산과 같은 것이었다. 여기선 한 번 진정해, 냉정하게 돌려주지 않으면. 과잉 반응은 오키타의 생각대로다.


「…어이, 말해두겠지만, 나는 돌입하면 가장 먼저 카구라를 찾을 테니까 말이지. 너희들의 부장 따위 내 알 바 아니니까. 너희들이 책임지고 구출하든지 말살하든지 맘대로 하라고.」


가능한 차가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오키타는 야마자키와 얼굴을 마주보고, 둘이 함께 드문 것이라도 본 듯 긴토키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건 뭐, 애초에 그럴 생각이었습니다만. 물론.」

「싫네요 형씨, 그런 거 가벼운 농담이잖습니까. 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겁니까. 이 정도 슬쩍 흘리고 가벼운 노리츳코미라도 걸어주지 않으면, 형씨 답지 않다구요.」

「…………」


그 말대로다.

긴토키는 벅벅 머리카락을 휘저었다.


그런 긴토키에 오키타가 미소를 깊게 하는 도중, 차밖에서 목소리가 걸려온다.

보면, 조금 전의 병사가 숨을 헐떡거리며 조수석의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대장!」

「어,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오키타의 시선이 자신에게서 떠난 것에, 긴토키는 적잖이 안도를 느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좌석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자기 답지 않다, 라니.

말할 필요도 없이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카구라와 사다하루의 몸을 걱정하여 마음이 술렁거리고 있는 탓이다. 그 때문에 약간의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 이유 같은 건 없다.


…없다면, 없다.



「저택의 주인이 외출했습니다. 소형의 운송 차량을 두 대의 승용차에 끼워 넣은 형태로 문을 나가서, 뭔가를 옮기기 시작했단 것으로 생각됩니다.」

「뭔가…? 어이, 바이러스는 아니겠지.」

「운송 차량 종류를 보면, 가지고 있는 물건이 바이러스일 가능성은 낮은 것 같습니다만…」


긴토키의 고뇌에 아랑곳 않고, 조수석의 창문에서는 보고가 진행되고 있었다.

힐끔 돌아보는 오키타의 시선을 받으며, 야마자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발신기에는 계속 움직임은 없습니다.」


히지카타의 위치를 나타내는 붉은 점에는 움직임이 없고, 점멸의 스피드도 빠른 상태 그대로. 돌입을 재촉하는 신호에 변화는 없다.

자신의 눈으로 그것을 확인한 오키타는, 차 밖의 병사에게 한 번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그럼, 역시 그 운송 차량은 바이러스와는 관계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히지카타 녀석이 뭔가 실수한 게 아니라면, 그렇게 되겠네.」

「만약 부장님이 불의의 사태로 꼼짝 못 하게 되었다면, 그야말로 한시라도 빨리 돌입해 구출해주지 않으면.」


그렇게 말하는 병사의 얼굴에는, 약간 초조함이 배어 있다.

평소에는 어렵게 여겨지고 있는 듯한 히지카타지만, 마음속으로는 병사들에게 존경 받고 있다는 것이, 이런 사소한 반응으로 알 수 있다. 아마 히지카타가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터…혹은 이 작전을 알게 되고 나서 쭉, 병사들은 정신이 없었음이 틀림없다.


당연하다, 고, 신파치는 생각한다.

단 일주일만 같이 살았을 뿐인 자신조차, 무사히 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빌고 있으니까.


신파치는 힐끗 옆의 긴토키를 살폈다.


「내 알 바 아니다」라는 마음에도 없는 것을.

히지카타는 이런 곳에서 상처를 입거나, 하물며 목숨을 잃어도 좋은 사람이 아니다. 이 몇 주 동안, 누구보다도 근처에 있었던 긴토키가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아까부터 긴토키의 마음을 초조하게 하고 있는 것이 카구라나 사다하루의 안부 뿐이 아닌 것은, 곁에서 보면 이렇게나 뻔한데.


이 판국에, 언제까지 억지 부릴 생각인 건지 하고 신파치는 한숨을 토한다.

그 한숨에 뭔가를 감지했는지, 긴토키는 말없이, 신파치의 뒤통수를 퍼억 하고 때렸다.



「어찌 됐든, 문어 상인이 저택에서 없어진 건 안성맞춤이다. 두목이 없는 틈에 탈탈 털어버리자구.」

「네! 이미 전대, 돌입 자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오키타 대장도 일번대의 지휘를 부탁드립니다!」

「어. 곧 가지.」


의지를 불태우는 병사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오키타는 조금 정색한 얼굴로 차 안을 향해 돌아섰다.


「그런 이유로, 드디어라서 형씨…랑, 안경도 가겠다고 했던가?」

「네.」


오키타에게 눈을 향한 신파치는,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본래의 예정으로는 신파치는 저택 진입에는 관계되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카구라가 위험하다고 하는데 자신만 안전한 장소에서 기다리는 것 따윈 할 수 없다, 라는 필사적인 호소 끝에, 긴토키와 함께 돌입할 권리를 차지한 것이다.

긴토키는 조금 난처한 얼굴을 했지만, 결국 신파치의 기분을 저버리지 않았다.


「당신들 두 사람은 우리들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 그 후는 차이나를 찾으시죠. 바이러스와 히지카타 씨의 일은 신경쓰지 말고 이쪽에게 맡겨도 상관 없어요.」

「그─러니까! 그런 건 당연하잖냐! 아까도 말했잖아. 누가 거기까지 돌봐줄 거 같냐고.」

「………그럼, 괜찮겠네요.」

「어이 뭐야 지금의 간격은.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요 녀석아─」

「아뇨, 별로.」


그럼 부탁한다구요, 하고 웃는 얼굴로 말을 남기고, 오키타는 미끄러지듯 차를 나갔다.




차에 남겨진 세 사람에게, 짧은 침묵이 찾아왔다.

야마자키는 차 밖과 수신기의 화면에 교대로 시선을 돌리고, 신파치는 긴장으로 얕게 흐트러진 호흡을 정돈하려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긴토키는 좌석에 기댄 채로 생각에 잠겨 있었지만, 이윽고, 뭔가를 확인하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기, 지미.」

「야마자키입니다. 뭔가요?」

「아까 그 녀석, 문어 상인이 저택에 없는 건 안성맞춤이라고 하지 않았어?」


긴토키가 그렇게 말하자, 야마자키는 한 순간 표정을 지웠다.

몇 초의 사이를 둔 후, 조용히 입을 연다.


「…네. 말했습니다.」

「어째서? 체포하는 거 아니야?」

「………」


긴토키가 거듭 묻자, 야마자키는 이번에야말로 침묵했다. 신파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문어 상인이 저택에 있으면 바이러스 병기의 소지로 현행범 체포할 수 있지만, 부재 때 쳐들어가면, 두목을 놓치게 되어버리는 게…」

「…놔주는 거야.」

「에?」


귀에 들어 온 작은 중얼거림이 잘 이해되지 않아, 신파치는 눈을 깜박거렸다.

보면 야마자키는 이쪽을 향하지 않았고, 차 밖으로 시선을 고장한 채 입을 움직이고 있었다.


「문어 상인은, 체포하지 않아.」

「그런!? 어째서 입니까!?」


뜻밖의 말에 신파치는 허리를 들었다.

야마자키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프론트 유리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우리들의 목적은 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공표하는 거니까. 상인의 체포까지는 필요 없어.」

「그래도, 바이러스를 매매하는 것 같은 악덕 상인이잖아요!? 내버려두는 겁니까!?」

「천인의 거물 상인을 체포라든가 하면, 진선조가 위험하거든.」


담담하게 말한 야마자키에, 신파치는 한 순간 말을 잃었다.

…그건 확실히, 히지카타가 처음부터 하던 말이다. 하지만 그 문제를 뛰어넘기 위해서, TV국과 손을 잡은 것은 아니었나. 먼저 세상을 아군으로 만들면 막부는 진선조를 처벌할 수 없게 된다고, 그런 작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신파치의 표정에서 말하고 싶은 것을 감지한 것인지, 야마자키는 살짝 쓴웃음을 흘리며, 몸째로 신파치를 향해 돌아섰다. 


「확실히 바이러스를 발견하는 장면을 생방송 해버리는 것으로, 막부는 공식적으로 진선조를 처분할 수 없게 돼. 당당하게 처벌 따위를 내리면, 자신들이 바이러스의 매매에 관여하고 있엇다고 선언하는 거니까.」


하지만, 바이러스의 발견도 생방송도 우연의 산물이다, 라는 이야기를 믿을 리가 없다. 진선조의 책동이라고 금방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는 녀석들이 아니다.

야마자키는 그렇게 설명했다.


「공식적으로 처분할 수 없는 만큼, 그들은 불필요하게 우리들을 눈엣가시라고 생각하겠지. ……그러므로, 뒤의 조치를 취할 거야.」

「뒤의…?」

「예를 들면, 국장의 암살.」


담담하게 말해 신파치는 숨을 삼켰다.

야마자키의 눈은 담백한 어조와는 달리 심각한 빛을 띠고, 그것이 농담도 뭣도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쪽은 막부 상층부에 전면적으로 반항할 생각은 없다, 는 것을 최대한 알리지 않으면 안 돼.」

「그렇군. 즉 문어 상인을 체포하지 않는 것은, 막부의 비위 맞추기인가.」


긴토키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야마자키는 조용한 표정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강제적인 수사로 바이러스를 세계에 공표한 후, 막부의 어용 상인을 체포했다, 라고 하면, 진선조는 이미 「백해무익」. 막부의 방해라고 판단되고 뒤의 처벌이 내려질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상인을 고의로 놓치면, 막부에게 주는 손해는 줄어든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층부에게 무언의 협상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지만, 막부의 이익을 필요 이상으로 해칠 생각은 없다, 는 아슬아슬한 선.

…이 협상이라면, 아마도, 통할 것이다.


「…그래서? 저택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부하가 멋대로 한 짓』이라고 라도 하겠다는 거야? 문어 상인은 관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입수 경로도 일절 불명, 이라는 건가.」

「공식 발표는 그렇게 되겠죠.」


비꼬는 긴토키의 대사에, 이것도 시원스럽게 야마자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에서 현재의 막부가 안고 있는 깊은 어둠의 일단을 본 것 같아서, 긴토키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들 진선조는, 언제나 이 어둠을 등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연옥관의 때도.


긴토키는 그들을 알게 되고 일 년째의 가을의 사건을 떠올렸다.


천도중이 관련되어 있다고 들어 살인 투기장에 쳐들어갔을 때, 다음 날 신문에는 『불법 도박 투기장, 진압』이라고 하는 문자만이 춤추고 있고, 막부의 상부가 관계되어 있었던 그림자 따위는 한 조각도 없었다.

모든 죄는 똘마니에게 덮어 씌우고, 막부는 오히려 『암흑 사회에 대한 과감한 수사를 허락한 영단』으로 칭송 받고 있었을 정도다.

그 때, 「가장 큰 물고기는 놓쳐버렸다」고 오키타는 말했었지만…분명 그것은, 히지카타가 고의로 놓친 것처럼 만든 것이겠지.

진선조를 존속시키기 위해서.



「경멸합니까?」


불시에 귀에 들어 온 목소리에, 긴토키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보면, 야마자키가 곧은 눈길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그것은 이해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조하는 것도 아니다. 조용하고 온화한, 쓴웃음과도 비슷한 표정.


「……아니.」


긴토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너희들이 자신의 목숨 아까움만으로 그런 짓을 하는 거라면, 경멸하겠지만.」

「단지 오래 살기 위할 뿐인 목숨 따위, 진선조 병사는 아끼지 않습니다.」

「…알고 있어.」


야마자키의 즉답에 쓴웃음을 흘린다. 그렇게 대답하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긴토키는 진선조 병사 개개인에 대해 그만큼 이해가 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 정신을 세운 남자를, 알고 있기 때문에.



지키기 위해서, 산다.

진선조가 에도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조직 자체를 깨뜨릴 수는 없다.

불쾌한 생각을 해도. 불합리한 대접을 받아도. 지키는 검을 잃지 않기 위해서, 굳이 진흙을 뒤집어 쓰고.

하지만 완전히는 굴하지 않고, 아슬아슬한 선에서 권력과 전쟁.

손을 댈 수 없는 썩은 열매도 언젠가는 베어서 떨어뜨려주지 하고, 항상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 녀석은 그런 남자다.


죽는 것보다도 영혼이 부러질 일을 두려워하고 검을 휘둘러 온 자신의 눈에는, 가끔 몹시 

자유롭지 않게 보이지만….

그래도. 그 녀석의 영혼이 비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향하고 있는 방향은 자신과 다르지만, 등줄기가 뻗어진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자신은──



「야마자키 씨.」

「무슨 일이야, 신파치 군.」


신파치에게서 걸려온 목소리에 야마자키는 뒤돌아봤다.

야마자키를 정면으로 응시한 신파치는, 빙긋 미소 지었다.


「만약, 이 앞 어딘가에서 문어 상인과 딱 만나게 된다면…저희들이 당신들 대신에, 마음껏 쾅 세게 때려줄 테니까요.」

 

…그쵸, 긴 씨?

그런 말을 들은 긴토키는 긍정은 하지 않고, 그러나 부정도 하지 않고 흥하고 코웃음 쳤다.


그런 두 사람을, 야마자키는 조금 놀란 얼굴로 비교해보고…그 다음에, 고마워, 하고 웃었다.


「그 때는 우리들은 경찰로서, 폭행범을 놓치는 것에 전력을 다할게요.」

「요점은 직무 태만이잖아. 괜찮은 거냐? 부장에게 야단맞아도 모른다구.」

「부장님은 화 안 내실 걸요.」


화냈다고 해도, 그것은 말뿐이다.

단언해버리고 나서, 야마자키는 쿡 하고 웃었다.


보통이라면. 히지카타는 화를 낼 것이다.

거물 천인을 폭행안 인간을 놓치거나 하면, 위에서 시끄럽다. 비록 그 천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라 해도, 히지카타는 감정으로 일을 좌우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폭행범이 그들이란 걸 알면, 히지카타는 뭐라 하면서도 놓아줄 거란 생각이 든다.

그것은 야마자키의 예상이며…기대, 이기도 했다.



야마자키 역시 연옥관을 떠올렸다.

당시, 부장의 명으로 몰래 그 투기장을 캔 것은 스스로. 갑자기 예정을 변경해서 적발한다고 말해서 가장 놀란 것도 자신이었다.

히지카타에게는 「오키타 바보가 제복을 입은 채로 돌입해버렸으니까」라고 들었지만, 그 설명에는 아무래도 찜찜한 것을 느끼고 있어서. 발을 디딘 장소에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을 때, 야마자키는 놀라움과 동시에 기묘하게 납득한 것이다.

그들의 뭔가가, 부장님을 움직인 것이 틀림없다고.


그것은 희미한 위화감.

그러나, 나쁘지 않은 위화감이었다.


곤도 이사오가 이끄는 진선조를 지키는 것. 그 한 점밖에 모르는 남자.

부장이 그런 인간이니까, 그 아래에 서 있는 병사들은 망설임 없이 칼을 휘두르는 것이지만.

…하지만.

이따금은 다른 것에 눈길을 돌려도 괜찮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으로서의 중요한 것을 무언가 하나 잃은 채, 그는 언젠가 무너져 간다.

야마자키는 그런 생각이 들고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오키타의 누나의 모습이 머릿속에 지나간다.


준비 부족인 채 예정 외로 뛰어 든 연옥관의 건은, 결과적으로 마츠다이라와 곤도에게 폐를 끼쳤다. 그것을 히지카타가 몰래 후회하고 있던 것을 야마자키는 알고 있다.

하지만, 후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진선조가 부서지기까지에는 도달하지 않았으니까, 가끔은 그런 일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그 때의 충동적으로 움직인 히지카타를, 야마자키는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전신전령을 걸고 진선조를 지키는 것과, 그 밖에 뭔가 소중한 것이 생기는 것은, 결코 모순되는 것은 아니라고.

사사로운 정에 마음을 사로잡히는 일이, 반드시 「악」은 아니라고.

──저는 그것을, 빨리 당신이 알아차리길 바라고 있어요, 히지카타 씨.



야마자키는 잠깐만 눈을 감고, 곧바로 뜬다.

그리고 팽팽하게 허리를 펴고, 창 밖을 가리켰다.



「자,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돌입해주세요.」






쨍그라아아앙!!


「무슨 일이냐!」

「침입자입니다! 담을 뛰어넘어 창문으로…!」

「그쪽의 저택 내로 테러리스트들이 도망쳤습니다! 위험하므로 피난해주세요!」

「조금 기다려 너희들, 마음대로 저택 안에…」

「비상사태입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라서요!」

「기다려! 어이!」

「놓치지 않는다구 테러리스트으으으!!」


한적한 고급 주택지에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어서 노성과 발소리가 뒤범벅 된다. 경찰차 사이렌 소리에 저택의 사설 경비의 경보음이 섞여, 현장은 단번에 소동이 일어났다.

혼란을 틈타 억지로 문을 열어제낀 진선조 병사가 차례로 저택 안에 돌입한다. 그 뒤에는 마이크를 가진 여성 리포터와 카메라 기자재를 떠안은 남자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봐주세요! 천인 모 상인의 대저택에 침입한 테러리스트를 나포하려, 진선조 병사들이 과감히 뛰어들어 갑니다! 대단한 박력입니다! 우리는 위험하니 물러나 있으라고 말했습니다만, 여러분에게 진실을 전하기 위해서는,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습니다! 과감하게 뒤쫓아 보려고 합니다!』


흥분한 표정이면서도 발음을 어지럽히는 일 없이 떠들어대는 리포터는, 분명 하나노라는 이름이었던가. 역시 장인은 대사가 능숙하다고 야마자키는 뛰면서 감탄의 마음을 느꼈다.

…거기에 비해, 우리 패거리에 관해서는.

주위를 둘러보고 한숨을 한 번.


「테러리스트를 놓치지 마라」「저택의 거주자의 안전을 지켜라」하고 바보가 하나만 충실히 기억하고 있는 일처럼 계속 되뇌이는 대사는, 훌륭할 정도의 국어책 읽기다. 아무리 평상시의 임무에서 연기력이 필요한 건 감찰뿐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심하다.

대부분은 진심으로 연기가 서투른 것뿐이지만, 일부, 특히 간부들은 그렇지 않다.

테러리스트의 나포, 라는 것은 단순한 표면이고, 특별히 평생 상대를 속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바이러스의 곁에 다다를 수 있을 때 까지 강행하면 될 뿐인 이야기…그걸 알고 있어, 일부러 손을 빼고 있는 것이다. 비록 연극에서라도 실감나는 연기를 하려고 할 정도의 열의는 없는 듯하다.


그리고 여기에도, 의욕 없는 인간이 한 명.


「어─이 모두드을. 테러리스트는 그 앞의 복도 옆 계단의 뒤로 도망쳤다구~」


부자연스러운 것도 정도가 있는 대사를 평탄하게 말하는 목소리에, 야마자키는 무심코 어이 없어 넘어질 뻔했다.


지시대로의 장소에 직행하고, 시원스럽게 비밀 문을 발견해 부숴버리고 간 일번대의 뒤를 쫓아, 선두를 달리는 오키타에게 따라붙는다.

나란히 달리면서, 야마자키는 조용한 목소리로 불평을 말했다.


「오키타 대장! 좀 더 열띤 연기 해주세요!」

「맡겨줘.」


철컥.

믿음직스러운 대답과 함께 일번대 대장이 들고 있는 물체를 보고, 야마자키는 얼굴을 찡그렸다.


「아아아! 그런 열이 들어간 쪽이 아니라…! 」

「죽어라 테러리스트으으으!」


투콰아아앙!


오키타의 어깨에서 발포된 바주카는, 어느 방의 문을 멋지게 폭파시켰다.

순간적으로 그 방과 저택의 도면을 비교하고, 야마자키는 절규한다.


「잠깐, 대자아아앙! 지금 대놓고 발신기 위치 노렸던 거죠!」

「왜. 바이러스가 그렇게 쉽게 유출될 것 같은 보관 방법으로 되어 있을 리가 없잖아. 바주카 맞은 정도로 망가지지 않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부장님이…!」


부서집니다.

그렇게 말하려던 야마자키의 목소리는, 구멍 뚫린 문에 뛰어들어가는 병사들의 발소리에 쓸려 지워졌다.

잠시 후, 문 안쪽에서 흥분한 외침이 울린다.


「국장니임! 이것은!」

「오오오오!? 이, 이건! 무서운 속도로 공기 감염되는 가장 흉악하고 가장 나쁜 바이러스가 아닌가! 어째서 이런 물건이 이런 곳에! 어째서 이런 일이! 테러리스트를 쫓고 있었더니 엄청난 걸 찾아버렸다아아아!」

「………국장님……」


대놓고 대본 그대로인 곤도의 목소리가 들려서, 야마자키는 추욱 고개를 떨군다.


오키타와 함께 방에 들어서자, 쌓여 있는 하얀 상자가 눈에 들어온다. 그 표면에 기록된 바이러스의 형식 번호도.

그 전에는 상자를 신중하게 포위하는 몇 명의 병사와, 상자를 가리키며 대사를 외치는 곤도. 그리고, 그 모습을 비추는 TV 직원과, 마이크를 움켜쥐고 리포트하는 하나노 아나운서의 모습이 보였다.

작전대로 생방송되고 있는 것 같음을 알아채고, 야마자키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뭐어, 잘 됐네요.」

「예정대로네. 이제 남은 문제는 해결사의 차이나 걸이랑…」


오키타는 거기까지 말하고, 복도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어이, 카구라는 어디냐! 야토족의 소녀라고! 대답해라!」


낯익은 목소리로, 그러나 들은 적도 없는 다급한 음색.

눈을 돌리면, 방의 입구 근처에서 긴토키가 한 천인을 잡고 있다. 야마자키는 당황하여 달려갔다.


「형씨 죄송합니다, 카메라에 들어가니까 조금 목소리를 낮춰주세요…차이나 씨, 없습니까?」

「…아아, 아무 데도 없어.」


낮게 신음하듯 흘리는 긴토키의 얼굴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노골적으로 초조함을 짓고 있어서. 이건 정말 이상 사태라고 야마자키는 눈을 크게 뜬다.

긴토키의 옆에 선 신파치는, 입술이 찢어질 것처럼 짓무르고 있었다.

들어 보니, 저택 내부의 이상한 방은 이미 샅샅이 둘러보았고, 그래도 들키지 않아서 저택 중앙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네 다시마초절임 먹어버린다 하고 외치면서 뛰어다녀도 소식이 없는 듯, 신파치가 말하길 그건 상당한 중대사라고 한다.


「괴롭혀도 말하지 않는 겁니까?」


오키타가 다가가, 긴토키에게 멱살을 잡히고 있는 천인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그 오키타의 눈에 으스스 소름 돋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천인은 색을 잃고, 부르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긴토키는 조용히 얼굴을 찡그리고, 신파치는 무거운 한숨을 토한다.


「안 돼요. 누구에게 물어도, 여기에는 이제 없다고 대답할 뿐이라…」

「여기에는? …그럼, 어딘가로 옮겨졌다는 것입니까?」


야마자키는 눈살을 찌푸린다.

저택은 계속 진선조 병사가 포위하고 있었다. 옮겨진 것이라면, 병사의 누군가의 눈에 띄었을 것이다.

그러나, 카구라가 사다하루와 함께 담을 뛰어넘어 가고 나서, 저택에는 사람의 출입은 거의 없었다.

문을 나갔던 것이라 하면, 겨우 한대…


「그 운송 차량…!?」

「어이, 그 차의 행방은 추적할 수 없어!?」

「죄송합니다. 전 세력을 바이러스의 확보와 히지카타 씨의 구출에 부었기 때문에…」


야마자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어설프게 문어 상인의 뒤를 밟아, 바이러스 확보 전에 상대에게 경계심을 품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만, 이렇게 되면 추적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된다.

이런 미묘한 판단은, 평소에는 모두 히지카타가 내리고 있는 것이다. 히지카타도 결코 완벽한 지장은 아니지만, 그가 없는 구멍은 역시 크다.


「그래서, 그 히지카타 씨는 어디 간 거야.」

「…읏!? 맞다 부장님! 어디 있습니까!? 설마 아까 오키타 대장이 날린 바주카로 날아간 건…!」

「진짜냐. 해냈다구.」

「말하고 있을 때냐아아아!」


오키타의 대사에 태클 걸며, 야마자키는 황급히 방을 둘러보았다. 히지카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발신기는 분명 이 방에서 빛나고 있는데.

야마자키가 휴대형 수신기에 눈을 돌려 의문과 초조의 빛을 띄운, 그 때.


「……토시…?」


방 중앙에 우두커니 서 있었던 곤도가 미심쩍은 것처럼 눈썹을 모으며, 한 점을 응시하며 중얼거린다.

그 시선의 끝을 쫓고, 야마자키는 숨을 집어 삼켰다.




바이러스의 상자 뒤.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보이지 않도록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주인 없는 발신기.




「국장님, 그거…!」


야마자키의 목소리를 듣고, 찌익찌익 테이프를 뜯고 발신기를 떼어낸 곤도는, 험악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토시 녀석…!」


방 안의 어디에도 히지카타의 모습이 없는 걸 확인하고, 병사들은 창백해진다.

히지카타가 발신기를 몸에 지니지 않는다, 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사태다. 발신기를 적에게 발견되어 부서질 거라는 가능성은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상황에서 보면, 히지카타는 분명히 스스로의 의지로 발신기를 여기에 남겨두었다.


어째서, 그런.

히지카타는 작전 외의 행동을 하면서까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야마자키는 반사적으로 긴토키에게 눈을 돌렸다.

그들은 저택 안을 샅샅이 찾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히지카타도, 저택 안에는 없다는 것인가.



…여기서, 하나의 가능성이 야마자키의 뇌리에 떠오른다.


보이지 않는 카구라.

스스로 자취를 감춘 히지카타.

두 사람 모두 아무래도 저택 안엔 없고, 저택에서 나갔던 차는 한대.


부호는 일치한다.


그것은 보통으로 생각한다면 무리한 결론이지만, 지금, 부정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가능성이었다.




히지카타는 카구라와 함께, 혹은 그 근처에 있다.

그녀의 몸을 구하려고, 스스로의 의지로 이 자리를 떠난 것이다, 라고.




「긴 씨…!?」


콰직, 하는 소리에 돌아본 신파치는 눈을 크게 떴다.

긴토키가 벽에 주먹을 때려 박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벽이 찌부러질 정도로, 힘껏.

그 눈은, 분노라고도 비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빛을 띄우고 흔들리고 있었다.


(…그, 바보…!)


긴토키는 입으로 내지 않고 욕했다.

꾹 눈썹을 모으며, 강하게 눈을 감는다.



「나는 카구라를 찾는다, 네놈들의 부장 따위 내 알 바 아냐.」라는 자신의 대사는.

…거꾸로 말하면, 「네놈들도 카구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라」라는 것이 된다, 그랬을 터였다.


그렇게 자신은, 일선 끌어 당겼던 관계를 지킬 작정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 남자를 위해.




단 한가지에 목숨을 걸고 있는 남자.

그 밖에 뭔가 소중한 것이 만들어 질 것 같으면, 자기 몸째로 없애 버릴듯이 그것을 잘라버리는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잘라버린 후에, 혼자 아픔을 견디며 우는 것도.

사사로운 정에 사로잡혀 임무에 지장을 주는 것이,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두려움이라는 것도.



그런데도, 마치 동료에게 향하는 듯한 부드러운 눈빛을, 카구라나 신파치에게 향하는 것을 보고 말았다.

이 자신에게마저, 아무렇지 않은 듯한 상냥함을 엿보는 것을 알아 버렸다.

감도는 친밀한 공기에. 히지카타가 이쪽에 품으려 하고 있는 호의를, 깨달아버렸다.



완고하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은, 특별히 쓸데없는 고집 때문만은 아니다.



끌리고 있다, 라니, 실은 누구에게 들을 것도 없이 자각하고 있었다.

뭐라고도 생각하지 않는 녀석을 껴안고 두근두근할 정도로 자신은 지조 없는 게 아니고,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의미하는 것을 깨닫지 못할 만큼, 어리석은 것도 바보도 아니다. 사실은.

벌써 오래 전에 끌리고 있어서…그렇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었다.



똑바로 앞을 내다보는 저 남자의 눈을, 당혹스럽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이래저래 말해 상냥한 그 녀석이, 쓸데없는 것을 저울질 하며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나는 네놈따위 싫다고. 동료 따위가 아니야, 덧붙여 그 이상도 아냐. 언제라도 버려도 좋은 존재인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게 하고 싶어서.

억지로 자신의 감정을 굴복시키고. 서서히 완화되어 가는 분위기에 눈치채지 못한 척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읏…뭐, 하고 있는 거냐고, 바보 자식이…」




이 자리에 발신기만을 남기고, 아마도 단독으로 카구라를 구하기 위해 쫓으러 갔을 터인 히지카타를 떠올리고.

긴토키는 빠득 하고 어금니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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