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훈 관점에 따라 위기도 찬스



어느샌가, 나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아─!!」


긴토키가 나가고 몇 분 후.

아침 식사 후의 편안한 공기는, 카구라의 갑작스런 외침에 의해 깨졌다.

신파치는 놀라서 식탁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건너편 소파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히지카타도,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든다.


「무슨 일이야 카구라쨩.」

「이거, 니코틴 중독이다 해!」

「에? …아아」


카구라가 가리킨 것은 TV 화면. 보면 거기에는 확실히, 진선조 제복을 입고 있는 히지카타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뉴스의 특집인지 뭔지인 걸까. 히지카타의 옆에는 곤도도 비치고 있고, 주위의 병사에게 무엇인가 지시를 내리고 있다

제복을 입은 히지카타의 모습을 보는 것은 꽤나 오랜만인 기분이 든다, 하고, 신파치는 무심코, TV 화면과 소파에 앉아 있는 히지카타를 번갈아 봤다.

실제로는 고작 몇주의 일로, 그리 오랜만도 아니지만. 「토시에 씨」의 인상이 너무나 강렬한 탓에, 칠흑의 제복을 입은 「귀신 부장」의 이미지는 신파치 안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히지카타는 담배를 피우면서, 눈을 부릅뜨고 TV 화면을 보고 있다.

이렇게 보면, 뻔뻔스러운 분위기라든가 동공이 열린 눈이라든가 연기를 뿜어내는 행위라든지, 둘러진 공기는 역시 같은 사람의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믿어지지 않네…)


눈 앞의 미녀와 TV 안의 남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 아직도 믿기 어려워서, 신파치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겉모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일 아침, 부드러운 미소로 인사를 받고 돌려준다거나.

세끼 맛있는 밥을 만들어 주고, 아무렇지도 않게 모두의 입맛도 배려해주고 있다거나.

계약 외였을 취사 이외의 가사도, 이래저래 말하며 도와 준다거나.

…긴토키와 관련된 화제를 향해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다거나.


그런 성실하고 착하고 귀여운 이 사람이, 그 「진선조 부장 히지카타 토시로」다, 란 건.

아마, 누군가에게 말해도 곧바로는 믿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야, 분명 히지카타는 원래 이런 일면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하고 납득했던 신파치조차, 막상 이렇게 비교하면 상당한 갭에 당황해버리고 마니까.


「왜 토시 누님이 여기에 있는데, 니코틴 중독이 TV에 비치는 거냐 해?」

「아니 카구라쨩, 그거 녹화잖아? ……라니, 어라…?」


이상하다는 듯한 카구라의 대사에 신파치는 쓴웃음 지으려다,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가만 보니, 진선조가 비치고 있는 화면의 우측 상단 구석에는 「LIVE」라는 글자.


순간 굳어진 신파치는, 뒤로 물러서고 시선을 돌려 소파를 봤다. 토시에 씨는 거기에 있다.

뭐야 이거. 분열? 아, 그림자 무사? 그게 아니면 설마…

신파치가 멍하니 생각하고 있자, 자신이 의미를 알았다는 듯 카구라가 소리쳤다.


「역시 니코틴 중독과 토시 누님은 다른 사람이었던 거냐 해! 쌍둥이 남매인가 해!」

「틀리거드으으은! 것보다, 역시는 뭐야 역시는!」


히지카타가 즉각 소리쳤다.

순간 불만스럽다는 듯 입술을 삐쭉 내민 카구라를 보고, 아아, 카구라쨩은 아직 그 희망을 버리지 못 한 건가, 하고 신파치는 쓴웃음을 지었다.

신파치는 그런 생각은 벌써 버리고 토시에 씨를 히지카타라고 인정한 뒤 호감을 가지고 있는 거지만…이건 신파치의 감각이 이상해져버렸다는 것일까.


「그럼, 어떻게 된 거냐 해.」


납득할 수 없다는 얼굴로 토시에와 TV를 비교하고 있는 카구라를 보고, 히지카타는 미간에 주름을 잡고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이건 녹화다. 전에 밀착 취재 받았을 때의 것이다. 그 때 사용하지 않았던 영상을 편집해 흘리고 있는 거다.」


이번 암거래의 수사에 관해, 적의 눈을 진선조에게 향하게 해선 안 된다.

그러니까 이런 사소한 일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방영하여 방심시키고 있는 거다, 라고 히지카타는 설명했다.


「에, 하지만 LIVE라고…그럼, 가짜 보도!?」

「조작이냐 해! 역시 어른은 더럽구만 해! 시청률 잡으려고 그런 짓을 해서, 들켜버리면 눈 깜짝 할 사이에 중단이다 해!」

「아니, 그건 좀 다른 문제야 카구라쨩! 조작이라던가가 아니니까! 아, 어라? 조작인가? 이거 조작인가요 토시에 씨?」

가볍게 혼란스러워진 신파치에게 추궁 당해, 히지카타는 힐끗, TV 화면에 눈을 돌린다.


「아니, 조작이랄까…내가 비치고 있는 영상 이외는 진짜 생방송인데 말이다…정말이지, 교묘하게 편집하고 앉았어.」


이러니까 언론이란 건 방심할 수 없지, 하고 비아냥거리 듯 입꼬리를 올리며, 짧아진 담배를 재떨이에 꽉 눌렀다.


「본국은 상당히 배짱이 눌러 앉아서 말이지, 천인에도 막부에도 위축되지 않아. 우리 같은 건 얕보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불쾌해 하지만…뭐 이번엔, 이해의 일치라는 거다.」


지금 수사에 협조하면, 나중에 「대규모 뒷거래의 적발」이라는 큰 뉴스를 특종 보도할 수 있다.

그런 「의논」의 결과다, 라고 사람 나쁜 듯한 미소를 띤 히지카타를 보고, 신파치는 무심코 한 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 나쁜 듯한 미소조차 주위를 유혹하는 듯한 요염함이 있어, 어찌 할 수가 없다.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가 하면, 보통이라면 여기서 「어른은 모두 더럽다 해」라고 말할 카구라가, 「토시 누님 역시 멋있다 해」라고 중얼거렸을 정도다.

…뭐야 이거 최강이잖아.


마음속에 불평 같은 대사를 중얼거리면서도, 실제로는 별로 나쁜 인상은 들지 않고. 오히려 은근히 솟아 오르는 호감에, 신파치는 입가를 풀었다.



그렇다. 역시, 아무것도 이상한 건 없다.

이 사람은 분명히 히지카타 토시로,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도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예쁜 얼굴 하고선 입이 거칠고, 어린애 같은 말싸움을 하는 주제에 어른스러운 교활함도 갖고 있고. 그 한편, 실은 상냥하고 요리 능숙하고 돌보기를 잘 하는…

무엇보다도 직무에 열심이고.

이 공동 생활 동안에도 계속, 평소 이상의 일을 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토시에」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 아래에서 어떻게든 빨리 바이러스를 압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절박하게 여러모로 궁리하고.

감시 당하는 긴장감이나, 다른 병사와 떨어진 곳에서 부장의 일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항상 느끼면서도, 그런 무리한 계약에 따라 매일 제대로 요리를 만들어 주고 있으니까.


대단한 사람이다.


이래서는, 긴 씨가 반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머리 한 구석에, 「잠깐, 반했단 건 뭐야 누구한테 말이냐. 반하지 않았어! 나는 결코 반하지 않았어!」 같은 말을 하는 긴토키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건 들리지 않은 척 하고, 신파치는 상냥하게 히지카타를 바라봤다.



「잠깐 쓰레기 버리고 올게.」


갑자기 일어선 히지카타가, 방 한구석에 놓여 있던 쓰레기 봉투를 손에 들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긴토키가 나갈 때 가는 김에 버려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들게 할 틈도 없이 내쫓아 버렸던 것이다, 하고 신파치는 깨닫는다.


「그럼 저도…」


혼자서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원칙을 떠올리고 허리를 들어올린 신파치를, 히지카타는 한 손으로 제지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됐어. 쓰레기 버리는 것에 줄줄이 일행이 되어 가는 것도 이상하니까. 코 앞이고. 혼자서 갔다 오지.」

「그렇습니까? 그치만…」

「됐으니까.」


유무를 따지지 않는 어조로 단언한 히지카타는, 쓰레기 봉투를 한 손에 들고 현관을 나섰다.

쿵쿵, 계단의 발소리가 울린다.

걱정스럽게 현관을 바라보던 신파치의 등에서, 카구라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냅둬라 해 신파치, 여자에게는 혼자 있고 싶을 때라는 게 있다 해.」

「아니, 사실은 여자가 아니지만 말이지…」


무심코 태클 걸고 나서, 아아 그래도, 그런 건 있을지도, 하고 신파치는 생각을 바꾸었다.

여자가 어떻다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고 싶다, 라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공동 생활을 시작한 이래, 히지카타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해결사의 누군가와 함께 보내고 있다. 공동 생활을 시작한 목적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역시 스트레스도 쌓일 것이다. 최근에는 수사도 절박하게 된 탓인지, 긴장감 도는 분위기를 풍기는 경우도 많다. 가끔은 혼자서 바람을 쐬고 싶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들이, 긴 씨처럼 마음을 잘 달래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신파치는 조금 한숨을 내쉬었다.

긴토키와 함께 있을 때의 히지카타는, 그만큼 걱정스럽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뭐, 다른 의미로 굳어 있거나 고민하고 있거나는 하는 것 같지만.


거기에 생각이 미쳤을 때, 신파치는 쿡쿡 웃음을 흘렸다.


「노려지고 있으니까」 라며 해결사에서 생활을 시작한 히지카타.

처음에는, 의뢰료만 지불해 준다면 뭐든 좋다고 생각했던 신파치였지만, 이제는 의뢰료에 상관없이, 그의 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몸을 지키는 장소로써 해결사를 선택한 것이, 정답이었다고 생각되도록.

히지카타에게 있어 해결사가, 기분 편안해지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저 두 사람의 엉망진창인 관계의 등을 걷어 차야 할까…하고 신파치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자, TV를 보고 있던 카구라가 갑자기, 이거, 하고 불안한 소리를 터뜨렸다.


「신파치, 토시 누님 이거 두고 갔다 해. 괜찮은 거냐 해?」

「에?」


카구라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가는 천 꾸러미…히지카타의 검이다.


「우와, 좀 위험한 거 아냐 그거!」


신파치는 황급히 허리를 들었다.

요즘 히지카타는, 외출할 때는 반드시 검을 휴대하고 있다.

물론 한눈에 검이라고 알 수 있는 걸 가지고 다니지는 않는다. 품위 있는 천에 싸서 등에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토시에의 요염한 외모도 뒷받쳐주고, 마치 예능의 여 스승이 샤미센인가 뭔가를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걸로 위장하고 있다 해도, 내용물은 검. 변장 수사 중에 그런 것을 들고 다니는 리스크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지카타가 몸에서 떼지 않고 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즉 그만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검이 없다면 몸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있다, 라는 것.


바로 앞의 쓰레기장에 가는 것일 뿐이라고는 하지만, 한 사람. 게다가 무방비.


이건 아무래도 좋지 않다.

신파치는 검을 잡고 거실을 뛰쳐나왔다. 카구라도 우산을 손에 쥐고 뒤를 따른다.

조리를 신는 것도 초조해서, 아무렇게나 신듯 하고 현관문을 열였다.


(아무 일도 없으면 좋겠는데…)


스스로도 너무 걱정이 많은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파치는 묘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화려한 소리를 내며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


그나저나, 이런 방심은 히지카타 답지 않다.

목검을 가진 긴토키와 함께 나갈 때조차, 자신의 검을 두고 가려고는 하지 않았는데. 하필이면 혼자서 외출하는데 무기 없이 가는 것 따위.

스트레스 쌓이는 생활이 길어져서, 집중력이 끊어져버린 것일까.



계단을 내려가고, 쓰레기장 쪽으로 달리려 하자, 그 순간, 신파치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쓰레기장 모퉁이 부근. 낯익은 다목색 옷의 사람의 그림자가, 여러 남자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잡힌 팔을 뿌리치고, 명치에 팔꿈치를 때려 박고 있거나 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우호적인 대화의 장소로는 보이지 않는다.

숨을 삼킨 두 사람이 그쪽으로 달려가려고 했을 때, 낌새를 느낀 건지, 히지카타가 팟 하고 이쪽을 향해, 무어라 입을 움직였다.


그 순간.


순간 정신을 돌린 히지카타의 틈을 잡 듯 좌우에서 일제히 뻗은 팔이, 히지카타의 몸을 옆에 주차됐던 차에 밀어 넣었다.


「토시에 씨!?」

「토시 누님!!」


외치는 두 사람을 남겨두고.

남자들은 올라탄 차를 급발진시켜, 곧바로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 안 보이게 되었다.


「……읏!」


신파치는 망연자실하며 말을 잃었다.


눈 앞에서 히지카타가 납치 되었다, 그 사실도 그렇지만.

직전에 히지카타의 입이 자아낸 말.


오, 지, 마. …라고.


그 때, 히지카타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그것은 즉.



아아. 나는 어느샌가 착각하고 있었다.

히지카타의 몸을 지키는 것이 자신들의 일이라고.

중대한 일의 옆에서 취사까지 해주고 있는 대신에, 주위의 안전을 확보하고 편안한 장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들 해결사의 일이라고.

그러나, 그건 달랐다.


히지카타는, 신파치나 카구라에게 보호 받을 마음 따위 없고. 오히려 아이들을 말려들게 해버렸던 것을 신경 쓰고 있어.


반대로 계속, 지켜 주고 있었다, 는 것이다.


긴토키가 없을 때에만 긴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아이들의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

쓰레기 버리러 혼자서 가고 싶어 했던 것도, 불온한 기운이 느껴져 바깥 상태를 탐색하러 간 것일지도 모른다.

조금 전에도, 혼자라면 벗어날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우리들이 나온 것에 정신을 빼앗기는 바람에.


「신파치, 뭐 하는 거냐 해!」


계속 서 있던 신파치는, 카구라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빨리 쫓자 해 하고 재촉 받고…그러나 신파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안 돼. 카구라쨩.」


히지카타는 「오지마」라고 말했다. 자신들이 제멋대로인 행동을 하면, 또 폐를 끼쳐버릴지도 모른다.

구하려다 반대로 궁지에 몰아넣어버리면 의미가 없다.

히지카타를 돕는 것은…자신들의 일에는, 없다.


히지카타로부터 호위 의뢰를 받은 것은. 그와 대등하게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은.

오늘 아침, 누구보다도 히지카타의 신변의 위험을 걱정하고 있었던 것은.



「내가 긴 씨에게 알리러 갈테니까, 카구라쨩은 집에서 기다려.」


반박하기 시작하는 카구라를, 긴 씨가 엇갈려서 돌아오면 안 된다고 설득하고, 신파치는 히지카타의 검을 한 손에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긴 씨! 큰일이에요 토시에 씨가!」

「신파치!?」


카마 아가씨 구락부.

뛰어들어 온 소년에게,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은 눈을 크게 떴다.

턱의 갈라진 여장남자 상대로 무언가 말하고 있었던 긴토키도, 안색을 바꾼 신파치의 외침에 놀라 돌아본다.


「왜 그래?」


떠드는 여장남자들을 성가신 듯 손으로 제지하고, 긴토키는 신파치에게 다가갔다.

신파치는 문간에 붙잡혀, 어깨로 숨을 쉬고 있었다.

해결사에서 여기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온 것이다.


「긴 씨…죄송합니다…읏」


바닥에 땀방울을 떨어뜨리면서, 신파치는 입술을 깨문다.


「토시에 씨가, 납치 당했어요…!」


고개를 숙인 채, 얼굴도 들지 못 하고 신파치는 그렇게 말했다.

긴토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탓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긴토키는 평소에 책임 전가를 특기로 하고 있었지만, 이런 때에 한해서는 사람을 꾸짖는 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신파치는 더욱 더 고개를 숙였다.

긴토키는 그런 인간이다.

입으로는 히지카타의 미숙을 매도하며, 얼굴에는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짓고, 마음 속에 자책감을 느낄 것임이 틀림 없다.

보호하라는 의뢰를 받은 인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것을.


하물며.


의뢰를 받은 시점에서는 그렇다 쳐도, 지금 현재의 긴토키에게 있어, 히지카타는 특별한 상대가 되었을 것이다.

긴토키 자신이 아무리 부인하더라도, 주위의 눈으로 보면 그건 분명할 정도로 확실했다.


긴토키의 심정을 헤아리고도 남아서, 신파치는 꽉 눈을 감았다.



그런데.




「아, 진짜?」




「………하?」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던 신파치에 대한 긴토키의 대답은, 무척이나 담백한 것으로.

신파치는 충분히 5초 정도 간격을 두고 나서, 멍하니 되물었다.

진짜? 라니… 뭐야, 그거.


「헤에~ 정말 납치당한 거냐. 엄청나네 그거. 이렇게 잘 되면 오히려 무서워진다고 어이.」


(…잘, 되었다…?)


예상 밖의 반응에 잠시 깜빡거리고 있던 신파치는, 이윽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긴토키를 노려봤다.


「………잠깐 긴 씨, 어떻게 된 일입니까?」


싫은 예감이 든다.

뭔가 엄청난, 쓰잘데기 없는 예감이 들어!


신파치의 그 예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긴토키는 겸연쩍은 듯 시선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아니, 그러니까 말야…그거야. 이른바, 함정 수사? 같은?」


머리를 긁적긁적 긁으며 말하는 긴토키의 말에, 신파치는 단숨에 머리에 피를 몰았다.


「반 의문형으로 얼버무리지 마아아아! 즉 그겁니까!? 히지카타 씨는 일부러 납치되었단 겁니까!? 우리들은 속았다는 겁니까아아!? 」

「사람 기분 나쁜 소리 하지 말라고. 속이지 않았어. 거 뭐냐, 적을 속이려면 우선 아군부터라고 하잖아.」

「역시 속인 거잖냐아아! 어떤 변명도 안 되거든요 그거!」

「아니아니, 그건 그 뭐냐, 그거니까. 발안은 히지카타니까. 화낼 거면 그 녀석한테 화내라고.」


이를 갈며 따지는 신파치를 말리듯, 긴토키는 팔랑팔랑 양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말야 신파치, 너 조금 차분히 생각해봐. 그 녀석이 그렇게 간단하게 납치 당할 거라고 생각해? 애초에, 자신이 위험하다고 해서 우리들에게 얌전히 보호되는 상대라고 생각해? 전제부터 이상하잖냐. 뭔가 흑막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그건.」

「아, 아니 그건… 저도 그건 생각했었지만…윽!」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나 카구라의 몸을 지키려다 납치당해 버렸던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허둥지둥 혼란을 드러내는 신파치를 보고, 긴토키는 조금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하다, 라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신파치와 카구라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어린애. 이런 적의 허를 찌르는 작전에서는, 실수해버릴 가능성이 크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두는 편이, 여러가지로 쉬웠던 것이다.




히지카타와 밖에서 네 번째의 밀회를 한, 그 날.

디저트 가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너잖아」 라고 긴토키에게 지적 받은 히지카타는, 잠시 생각한 뒤에, 다음과 같이 의뢰를 추가했다.


「나를 당분간 너네 집에 둬라. 그리고, 가급적 나를 혼자 두지 마.」

「헤? 뭐야 그거. 너의 호위라는 거? 나를 지켜줘 같은 의뢰?」

「바보냐. 너희들에게 지켜지는 굴욕은 죽어도 사양이다. …당분간 저쪽 씨를 초조하게 하는 거야.」


히지카타는, 광고지 뒤의 통신문을 탁, 튕긴다.


「실력 행사라도 불사하겠다는 자세, 라는 것에, 유일하게도 가까운 단서인 『토시에』가 갑자기 경계를 강화한다……상대편에서 보면 초조함이 가중되겠지. 거기서 기회를 보고, 내가 일부러 혼자가 된다. 」

「…그건, 납치 해달라 말하고 있는 것 같은 거네.」

「아아. 그 때까지 실컷 애태워 두면, 놈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일으킨다. 이쪽은 그 때까지 발신기나 도청기 등을 준비해 몸에 지녀 두면 되겠지. …놈들의 아지트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깨질 것 같지 않으니.」

「함정 수사인가.」


이런이런, 긴토키는 의자 등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위험한 역할을 자청하다니…너 역시 부장이라던가 내키지 않는 거 아니냐.」


사람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는 자가, 그렇게 쉽게 최전선에 나갈 것은 아니다.

가볍게 쓴 소리를 내뱉은 긴 토키에게, 히지카타는 산뜻하게 대답했다.


「뭔 소리야. 내게 이 역할을 권유한 건 네놈이잖아.」

「아? 내가?」


기억에 없는 말에 긴토키는 눈살을 찌푸린다.

히지카타는 커피 잔을 손에 들고, 히죽 웃었다.


「가장 표적이 되기 쉽다, 이퀄, 미끼에 최적. 이겠지.」

「……우와─, 토시에 씨 성격 나빠─.」


토시에의 참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위험한 사고 회로에, 긴토키는 무심코 쓴웃음을 흘렸다.




「…라고, 뭐 이런 경위가 있던 거다. 아니 정말 성격 뒤틀리고 있다고 그 녀석. 산속의 도로 정도로 비틀어져 있다고.」


요약해서 설명한 긴토키는, 살짝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요점은, 공동 생활 중의 히지카타가 노골적으로 경계를 강화하던 것은, 적의 초조함을 부추기기 위해서로.

바이러스의 거래가 완료된 것 같다고 알고 나서도, 그 은폐 장소를 찾아내기 위해서 작전을 계속해.

어제 우연히 집 안까지 찾아온 감시자에게 「토시에 쪽이 중추에 가까움」 으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히지카타는, 기회가 왔다고 보고 오늘, 함정 수사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긴토키를 아무래도 좋은 장소에 탐문을 보내, 토시에쪽도 적의 저택에서 눈을 떼고 있다는 상황을 만든 후, 토시에가 일부러 혼자서 외출한다.

적의 입장에서 보면 천재일우의 기회일 것이었다.


「뭐어 오늘 걸리지 않아도, 같은 일을 며칠 계속하면 조만간…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설마 갑자기 달려들 줄이야…의외로 무르네 어이.

긁적긁적 뺨을 긁으며, 천역덕스럽게 말한 긴토키에게, 신파치는 빙글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거렸다.



아아.

나는 이중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히지카타 씨는, 잠자코 우리들에게 보호되어 있는 사람이 아니고.

가만히 우리들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공격은 최대의 방어라고.


수비에 들어가 있을 틈이 있으면 스스로 공격한다.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을 텐데.



어째서 깨닫지 못 했던 걸까.

몇 주 동안 수비에 철저히 한다든가, 타인을 신경써서 똘마니에게 간단히 납치된다든가, 그런 갸륵한 흉내. 히지카타 씨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금에서야 보면 이렇게도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이것도, 외모에 속았다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신파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 그래도.)


「다행이다.」

「응?」


또르륵 흘러넘친 목소리에, 긴토키가 의심스럽게 되묻는다.

신파치는 상쾌해진 얼굴을 들었다.


「일부러 납치되었다는 건, 대책이라던가 확실히 준비한 거죠?」

「아─…그렇네. 발신기 가지고 있을 테니까, 진선조 일행들이 거처지는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럼 다행입니다.」


휴우 한숨 돌리고, 신파치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 때, 떠나가는 차에 핏기가 가신다는 생각이 든 것도, 가슴 안에 무거운 돌들을 흡수한 듯한 기분이 된 것도, 입술이 떨어질 만큼 깨물었던 것도.

히지카타 씨가 위험하다고,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긴 씨의 소중한 사람을 눈앞에서 놓쳐버려, 긴 씨에게 면목이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작전의 일부였다는 걸 알고, 반사적으로 화를 내고 말았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즉, 자신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이고.


(속아버렸으니까 뭐야. 히지카타 씨가 무사하면 좋은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면 겨우 기분이 침착해져, 신파치는 쓰윽 등줄기를 곧게 뻗고 긴토키에게 웃어 보였다.


「돌아갑시다 긴 씨. 카구라쨩도 걱정할 거라 생각하니, 빨리 안심시키지 않으면.」

「……아아…」


가게 입구로 발길을 돌린 신파치에게 건성으로 대답을 돌려주면서, 긴토키는 주위에 보이지 않도록,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안심, 인가…)


실은 그렇다고 말 할 수 없지, 하고,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일단 대책이 이어져 있다고는 하나, 히지카타의 몸이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이러나 저러나 유괴되어 고문 받으려는 몸이다.

빨리 구출하지 않으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고, 불의의 사태 같은 게 일어나면…최악의 경우, 생명과 직결된다.


「이 일로 가장 위험한 것은 너다」라고, 그렇게 한 말에 거짓은 없다.

히지카타의 몸을 정말로 걱정한다면,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뭐, 일부러 그런 것을 말하며 신파치를 불안하게 할 수는 없단 말이지, 하고, 긴토키는 잠자코 머리를 긁었다.


(뭐, 애초에 이 작전 세웠던 것은 그 녀석 자신이고? 우리들이 그 녀석의 걱정해줄 필요 같은 건 없고? 그 녀석이 다소 아픈 꼴 보는 정도는 별로 괜찮지 않나? 오히려 좋은 기분 아냐?)


흥, 하고 코웃음 치려던 긴토키는, 자신의 사고에 찡하고 아파 오는 가슴을 깨닫고 숨이 막혔다.


「…………」


…음─그러니까…

뭡니까, 이 가슴의 통증은….



뭐야? 양심의 가책이라는 거? 마음에도 없는 거 생각해서? …라니 마음에도 없는 거 아니거든.

「아픈 꼴을 당하는」그 녀석을 상상해버렸기 때문? …그래서, 왜 그걸로 내 마음이 아픈 거냐 어이.


「…………」

「긴 씨? 뭐 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 아무것도 아냐─…」


가까이에 있는 벽에 쿠웅 머리를 부딪힌 긴토키를 수상하다는 듯 돌아본 신파치에, 긴토키는 팔랑팔랑 힘없이 손을 흔들었다.



…뭐 됐어.

불의의 사태가 일어나면, 진선조의 패거리들로부터 어떠한 연락이 올 것이다.

그럼 그 때까지 뭘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것보다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 라고 할까 생각하고 싶지 않다.


저릿저릿하고 아픈 이마를 문지르면서, 긴토키는 소년의 뒤를 쫓아 귀로에 올랐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긴토키는 진선조의 패거리보다 먼저 「불의의 사태」를 보게 됐다.



「다녀왔습니다─…어라? 카구라쨩?」


드르륵 연 현관의 저 편은, 인기척이 전혀 없어 쥐 죽은 듯 조용하고.


「…어이, 카구라?」


안 좋은 예감에 소리를 높이면서 거실에 들어서면, 테이블 위에는 한 장의 종이.

고르지 않은 서투른 글씨로 거기에 쓰여져 있었던 건.


『사다하루랑  토시 누님의  냄새  쫓겠다 해』



「기, 긴 씨…!」

「………진짜냐.」



예상 밖의 사태에, 긴토키의 등에서 또르륵 하고 한줄기, 땀이 흘렀다.




지금까지 사다하루가 흔적도 없어 죄송합니다.

……순수하게 잊고 있었다… (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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