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훈 습관이란 건 무서워



아침, 눈을 뜬 이후로 이불에서 벗어나자, 부엌에서 좋은 냄새가 감돌았다.

신파치는 지금 생활을 신에게 감사했다.


철이 들기 전에 모친을 잃고, 더욱 어릴 적엔 아버지를 잃은 신파치에게 있어, 부엌에서 풍겨 오는 향기라 하면 탄 냄새를 훨씬 넘는 숯 냄새 밖에 없었다.

그것을 저지하려면 자신이 부엌에 서 있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고, 어린 신파치는 그 작은 손에 식칼을 쥐게 된 것이다.

뭐 그 덕분에, 요리를 비롯한 가사 전반을 해낼 수 있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인가, 하고 자신을 납득시켜 보지만… 역시, 식욕을 돋우는 냄새에 눈을 뜨는 아침, 이라는 생활에 대한 동경은 남다른 것이었다.


거기에 와서, 이것이다.


이불 속에서 잠결에 들리는, 리드미컬한 식칼 소리.

눈을 뜨면, 밥이 지어지는 냄새와 「까매지지 않는」 생선 구이의 향기.

감격의 눈물 한 방울도 넘쳐흐르는 것이다.


(아아, 이 얼마나 상쾌한 아침인가!)


이 생활이 시작된 지 벌써 며칠이 경과했지만, 이 기쁨은 진정되기는 커녕 증폭되어갈 뿐이고.

신파치는 오늘도 덩실덩실 춤추는 마음을 안고, 이불을 개고 부엌으로 향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부엌 문을 빠져나가, 서 있는 등에 대고 말을 건다.

탁탁 하고 도마를 울리던 그 사람은, 긴 흑발을 흔들며 돌아봤다.


「으응, 일찍 일어났네.」


그렇게 말하며, 조금 웃는다.

입가에는 옅은 붉은 빛.

붉은 빛의 땅에 솔잎 무늬를 흩뜨려 놓은 기모노는 조금 수수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녀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을 뒷받침 해주는 것 같아서.

신파치는 복잡한 한숨을 흘렸다.


조금 입가를 올렸을 뿐.

그 미소는 본래, 결코 붙임성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닐 텐데.


(외관은, 위대하네.)


요 며칠, 몇 번 생각했는지 모르는 것을, 또 신파치는 생각하고 말았다.

이 사람이 본래의 모습으로 여기에서 같은 일을 했다면, 자신은 무심코 반 걸음 물러나 있을텐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역시 지금 현재의 자신이 이 사람에게 갖는 호감은 사라지지 않아서.

인간이라는 것은 정말 시각에 의존하고 있는 생물이라고, 이런 곳에서 실감한다.


무엇보다, 이 사람이 내뱉는 대사의 말투가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것도, 그 목소리가 자기보다 낮은 것도, 이미 신경쓰지 않게 되어 버렸으니까.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나, 하고 가볍게 자기 태클을 걸며, 그래도 아침 식사의 향기로 좋아진 기분은 막을 수 없기에, 신파치는 미소로 화답했다.


「토시에 씨야말로, 늘 죄송합니다. 매일 밥 만들게 해서.」


게다가 4인분, 하고 고개를 숙이자, 토시에…라고 불린 히지카타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신경쓰지 마. 것보다, 그런 계약이니까.」


거래니까 고개 숙일 필요는 없어.

그렇게 말하고 도마를 향해 다시 몸을 돌린 히지카타를 보고, 신파치는 자신의 감사를 바쳐야 할 상대를 신 외에 또 한 사람 떠올렸다.

그 인물은, 지금, 벽장에서 게으르게 잠만 자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 녀석 당분간 우리 집에서 생활할 테니까.」


그렇게 선언한 긴토키에게, 신파치는 단지, 끔뻑하고 눈을 깜빡였다.

『그런 이유로』니 뭐니, 그것이 귀가한 긴토키의 첫 마디다. 어법도 전부 잘못 되어 있다.

본래 그의 역할을 감안하면, 여기서 큰 소리로 태클을 걸고 설명을 요구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뜻밖이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는 것이 본심이다.


「저기…어째섭니까?」

「왠지 이 녀석 적에게 위협받고 있다고 하는 그런 거. 마요라 주제에 납치될지도 모르겠다 같은. 정말 귀찮아─」

「왜 거기서 얕보이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 어이. 것보다 지금 너 마요라 바보 취급 했지 사과해라 짜식아.」

「아아…왠지 이제 됐어요.」


이 사람들에게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면 해가 저물겠어. 신파치는 그렇게 판단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즉 히지카타 씨가 어떤 의뢰를 추가했을 것이다. 그것만 알고 있으면, 뭐 됐어.


「저는 별로 상관 없지만요.」


의뢰료가 추가 되는 거라면, 이라고 마음 속으로 덧붙인다. 소리를 내지 않았던 것은, 어차피 긴토키가 실컷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말을 해 히지카타를 화나게 할 필요는 없다. 이 무서운 남자에게 시비를 건다는 건 신파치는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상관 없는데, 카구라는 어떨까, 하고, 신파치는 건너편 소파에 앉아 있는 소녀에게 눈을 돌렸다.


카구라는, 이 해결사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

그 기분은 신파치도 마찬가지지만, 누나와 함께 사는 집이 있는 신파치와 달리, 카구라는 이 해결사야말로 「내 집」이다.

거기에 다른 사람이 발을 디디는 걸, 괜찮다고 할까.

카구라는 그럭저럭 나이가 찬 여자이고, 더욱이 상대는 평소 늘 싸우고만 있는 진선조의 인간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카구라는 자신과 달리, 이 사람을 화나게 할 만한 발언을 주저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럼 무슨 말을 하려나, 식은 땀을 흘리며 카구라를 보자, 소녀는 팔짱을 끼고 뭔가 생각하고 있다.

긴토키도 히지카타도, 처음부터 이 소녀가 최대의 난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카구라의 발언에 무심코 움츠리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소녀의 입에서 나온 것은, 뜻밖의 말이었다.



「그건, 토시 누님이 당분간 밥 만들어 준다는 거냐 해?」

「하」



카구라의 말에, 정작 히지카타는 멍하게 눈을 깜빡였다.

애초에 「토시 누님」이 자신의 것이라고 이해하는 데도 몇 초가 걸린 모습이다.

하지만 긴토키의 반응은, 히지카타가 제정신을 차리는 것보다도 훨씬 빨랐다.

생각지도 못 한 카구라의 반응에 한 순간 눈을 크게 떴지만, 곧 빙긋 기분 나쁜 미소를 띄운다.


「그렇다구~카구라쨩. 당분간은 토시에 씨가 세끼를 만들어 주는 데다, 청소 세탁 그 외 여러가지 전부 해주겠다는 것 같은데~」

「진짜냐!」

「뭣!? 잠깐, 기다려 인마! 그런 이야기…」

「토시 누님, 세끼 반드시 흰 쌀밥으로 해주면 좋겠다 해! 쌀 먹지 않으면 밥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해!」

「들어어어어!」


고함 치는 히지카타의 양 어깨에, 긴토키는 툭 손을 얹고 과장스럽게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너, 생각해 보라고. 우리는 생판 남인 너를 한 지붕 아래로 들이는 거라고? 게다가 장기간. 체류비에 귀찮게 한 값, 정신적 손해 배상금도 포함해서, 상당한 추가 요금을 받고 싶은 참인데 말이지, 관대하게도 식비 공과금에 가사 노동을 플러스한 것만으로 참아 주겠다고 말하고 있잖아. 이건 너, 출혈 대 서비스라고 요 녀석아─. 이 제안을 받지 않는 손은 없다니까. 안 그래? 네 계약 성립.」

「왜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는데 계약이 성립된 거냐 쿨링 오프 시켜라. 그리고 너의 정신적 손해라는 말을 들으면 굉장히 화가 나는데. 오히려 이쪽이 배상금 청구해도 될까.」

「밥은 삼시 세끼 꼭 디저트 붙이라고. 간식은 하루에 세 번이고.」

「닥쳐 이 당뇨오오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옥신각신 끝에 결국 히지카타가 강행되어진 것이다.

역시 청소 세탁 그 외의 가사를 모두, 라는 건 단호히 저항했기 때문에, 그의 의무가 된 것은 취사 뿐이었지만, 카구라와 신파치는 그걸로 충분히 만족이었다.


신파치는 지어진 밥과 된장국 냄새를 재차 들이마시고, 미소를 띄운다.


「토시에 씨, 오늘 설거지, 제가 할테니까요.」

「그래? 미안하군.」


극히 자연스럽게 「토시에 씨」라고 부르고, 히지카타도 태연하게 이에 대답한다.

집 안과 밖으로 구분하고 있으면 머지 않아 허점이 보일 테니까, 하고, 히지카타 자신이 그렇게 부르라고 한 것이다.

감시의 기색에 빠른 연기가 능숙한 긴토키와 히지카타는 타인의 눈이 있을 때와 없을 때로 약삭빠르게 호칭이나 태도를 구분 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그들만큼 약삭빠르지 못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히지카타에게는 일관적으로 「토시에 씨」로 접하게 되어 있었다.

신파치가 본래의 히지카타를 잊을 정도로 토시에에게 호감을 품는 것에는, 여기에도 원인이 있을지도 모른다.


「좋아, 슬슬 차이나 깨워라. 아침 밥 먹자고.」

「네!」


터벅터벅 카구라의 침실로 향하면서 신파치는 행복을 깊게 새기고 있었다.


(…이런 게, 어머니가 있는 가정이란 걸까.)


토시에의 「정체」를 떠올리지 않으려 하고 있으면, 그것은 매우 따뜻한 감각이었다.

…떠올랐을 때의 일은,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어~이, 돌아왔다고~」


긴토키가 귀가한 것은, 신파치들 세 명이 아침 식사를 다 끝냈을 무렵이었다.

요점은 외박이다. 다만 술을 마셨던 것은 아니다. 일이다.

최근 긴토키는, 밤중에 홀로 일하러 나갈 일이 많았다. 물론, 히지카타의 의뢰를 받고 은밀 조사다.


「아, 어서 오세요 긴 씨.」

「긴쨩 어서 와라 해~」


목을 울리며 거실로 들어온 긴토키를, 아이들은 웃는 얼굴로 맞이 했다. 평소에는 외박 등을 하고 오면 차가운 시선을 돌렸으나, 성실하게 일을 해 왔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생각보다 늦었네.」


식후의 휴식으로 담배를 물었던 히지카타도, 눈을 들어 긴토키를 봤다.

재떨이를 끌어당겨 지지고, 얼굴을 가리는 머리카락을 휙 기울이며 일어선다.


「어쩔래? 배고프다면 밥 준비하고, 먼저 목욕물 데울까? 아니면…」


히지카타는 여기서 스윽 눈을 가늘게 떴다.


「긴급하게 보고해야 하는 조사 결과가 있나?」



「……아─…」


긴토키는 벅벅 목 뒤를 긁었다.


「아깝다 해, 긴쨩…」

퍽!


카구라의 말은 뒤통수를 때린 긴토키에 의해 강제 중단 된다.


「그렇군. 목욕도 하고 싶지만, 다음이어도 괜찮아. 밥 먹으면서 보고 하지.」

「뭔가 잘난 척 하는 구만 이 녀석.」


히지카타는 눈썹을 꿈틀 하면서도,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라고 말하고는 부엌으로 사라졌다. 긴토키의 아침 식사를 준비 하러 갔던 것이다.

역시 여러가지 일이 있어도 성실하구나 이 사람, 하고 신파치는 감탄하며 그 뒷모습을 배웅한다.

긴토키는 털썩 소파에 앉아, 크게 숨을 내쉬었다.


「어라. 뭔가 긴 씨, 평소보다 피곤해 보이네요. 큰일이었습니까?」

「…뭐 그렇지.」

「신파치 다르다 해. 긴쨩은 실망하고 있다 해. 토시 누님이 아까 『아니면 나?』라고 할 거라 생각…」

퍽!


다시 카구라의 뒤통수를 때린 긴토키를 보며, 신파치는 쓴웃음을 짓는다.


히지카타가 토시에 씨의 모습으로 해결사에서 생활하게 되고 가장 당황하고 있는 것은, 재주 좋게 태도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을 터인 긴토키인 듯 했다. 반대로, 번갈아 가며 쓰고 있기 때문에 그 당혹감일지도 모른다.

카구라는 눈 깜짝 할 사이에 「토시 누님」에 익숙해져, 내용물은 히지카타라는 것을 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고, 신파치도 점점 「토시에 씨」에 익숙해져, 이 생활의 행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긴토키의 경우에는, 눈 앞의 미녀가 비록 아무리 아름답고 요염해도, 내용물은 「그」 히지카타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히지카타로서 대하려 하고 있지만…때때로, 움찔 하며 굳어 있는 모습을 신파치는 목격했다.


그건, 「토시에 씨」가 훗, 부드러운 미소를 흘렸을 때라던가.

한밤중에 돌아와서, 테이블 위에 1인분 준비되어 있는 식사를 발견했을 때라던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갑자기 눈을 들어 지긋이 보던 때라던가.


그런 때는 꼭, 후에 한 명, 엉망진창으로 머리카락을 휘젓고 있는 것이다.


즉, 어디까지나 「히지카타」로서 접해 있는 상대에게 어리석게도 깜짝 놀라게 돼서, 그런 자신이 믿기 어렵고도 용서할 수 없는 거겠지, 하고 신파치는 냉정하게 간파하고 있었다.


「바…보 얌마, 다르다고! 정말이지 진짜 너, 뭔 소리야 너?」


긴토키의 언짢은 듯한 소리에, 마음의 소리가 새고 있었던 건가 하고 신파치는 초조해졌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니라, 긴토키의 눈은 카구라에게 향하고 있었다. 뒤통수를 얻어맞고도 오히려, 빙긋 싫은 미소를 띄우고 보는 카구라에게 격하게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 바보지 너. 진짜 바보.」

「뭐가 바보라고?」


중얼중얼 계속 말하는 긴토키에게, 1인분의 식사를 쟁반에 얹어 거실로 돌아온 히지카타의 목소리가 겹쳤다.

긴토키는 순간 말문이 막혀, 아무것도 아니라고 퉁명스레 대답한다.

그 시선이 미묘하게 히지카타에게서 벗어나는 것 본 카구라는, 또 기분 나쁜 미소가 깊어진다.

다시, 긴토키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이었다.





「판매자를 알았어.」


입을 열자마자, 긴토키는 그렇게 말했다.

히지카타는 꿈틀 눈썹을 올린다.


바이러스와 백신의 뒷거래. 몇 명의 천인 상인을 검정으로 짐작한지 오래지만, 사실, 판매자가 누구인가, 하는 건 쭉 알지 못 한 채였다.

카마 아가씨 구락부에서 포박한 말단도, 긴토키에게 찾으라 보낸 상인도, 야마자키 등 감찰들이 찾아 온 천인도 전부, 아무래도 구매자로서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녀석들이 밀담하고 있을 때, 그 내용은 「공동으로 돈을 내지 않겠나」라거나, 「이익의 일부를 줄 테니까 손 떼라」라거나…요점은, 하나 밖에 없는 상품을 경쟁하는 사람끼리의 대화였다. 

중요한 판매자의 정체는 계속 수수께끼인 채 였던 것이다.


판매자를 알아내지 못 하면, 바이러스의 위치도 알 수 없다.

수사를 진행시키는데 있어 최대의 벽이었다.


그것을 알았다고 한다.


우물우물 쌀밥을 음미하며 말한 긴토키의 말에, 히지카타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보고를 하게 한 것을 후회한다. 긴토키의 모습은 아무래도 진지함이 없었다.

식사하면서가 아니라면 이 남자가 진지한 얼굴을 하는가라 말하면, 그것은 별개의 이야기지만.


「확실한가.」


낮은 목소리로 거듭 묻자, 긴토키는 젓가락을 움직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가 구매자 중에서 가장 유력하다고 했던 문어 같은 얼굴을 한 천인의 상인 있었잖아? 어제, 그 녀석의 저택을 한 번 더 조사하러 간 거였거든. 그랬더니, 본 적 없는 천인이 우주선 같은 걸 타고 와서…교섭 성립하고, 상품을 반입하려는 분위기였어.」

「………」


거래가 완료된 것인가.

히지카타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게 사실이라면, 계란말이를 입에 넣으면서 말할 내용은 아닐 것이다. 맛있다는 듯 음미하며 말해져, 긴장감이 빠진 것은 심하다.


…그런데 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어째서 이 녀석들, 계란말이를 내놓으면 이렇게 기쁜 듯한 얼굴을 하고 먹는 거지.

긴토키의 취향을 고려하고 달달하게 만들었기 때문에…는 아닐 것이다. 행복한 듯한 얼굴을 하는 것은 긴토키만이 아니다. 안경의 소년 등, 눈물을 흘릴 듯이 기뻐하며 먹고 있다.

뭐야 이 녀석들, 계란말이와 뭔가 추억이라도 있는 건가?…라고 여기까지 생각하다, 히지카타는 정신이 들었다.

긴토키의 긴장감 없음에 끌려다닐 때가 아니다.


「그래서? 그 남자, 찍어 온 거겠지.」


헛기침을 하고 그렇게 묻자, 긴토키는, 아아, 하고 지금 생각난 듯 품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고기능의 디지털 카메라. 히지카타가 빌려준 진선조의 비품이다.


「확실히. 그나저나 좋네 이거. 일이 끝나면 이거 주지 않을래?」

「도촬 예비군에게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 주는 바보가 있겠냐.」

「잠깐, 너 뭔 소리야? 도찰 따위 할 리가 없잖냐! 명색이 점프 히어로다 나는!」

「그 점프 잡지에서 당당하게 엿보기 하고 병졸에게 검문 받았던 녀석에게 들어봤자 설득력 없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너어어! 스토커냐! 고릴라의 영향입니까 요 녀석아─!」


예상 밖의 사실을 지적당해 무심결에 외쳐버리고 나니, 아이들의 차가운 시선을 깨닫고 흠칫 뺨이 움찔거렸다.


「…정말입니까 긴 씨.」

「최악이다 해. 여자의 적이다 해.」


회멸의 말을 던져서, 긴토키는 허둥지둥 손을 저었다.


「아니! 아니아니아니, 다르다고? 그건 엿보기 같은 게 아니라니까. 내가 공원에서 유유자적하게 있었더니, 마침 우연히 눈 앞의 집의 여자가 커튼 연 채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고. 보고 싶어서 본 게 아니라고 진짜로. 오히려 긴 씨 피해자니까!」

「어이 안경. 거기 점프 뭉치 속에서 나투로가 표지인 거 가져 와. 그래 그거.」

「그러니까 어떻게 아는 거냐 네노오오옴!! 너 매거진 파잖냐! 것보다 이런 일 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이야기를 원래대로 돌려놔! 자 이거어!!」


긴토키는 디지털 카메라를 조종하여 하나의 화면을 표시하고, 히지카타 앞으로 내밀었다. 너희들도 보라고, 옛날의 점프를 펴려던 아이들을 부른다.

아이들은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지만, 사진을 들여다본 히지카타가 험한 표정을 지은 걸 보고 테이블로 돌아왔다.


「…진짜냐.」


히지카타는 디지털 카메라의 화면을 응시하며 혀를 차고 싶은 걸 참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거기에는 두 명의 남자가 찍혀 있었다. 그 문어 상인과 또 한 명, 조사 리스트에는 실려있지 않은, 녹색 같은 피부에 기묘하게 떨어진 눈을 가진 천인이다.


「짐작가는 곳이라도?」

「이 녀석 개인의 얼굴은 본 적 없어. 하지만 뒤 쪽의 배의 마크는 본 기억이 있다.」


히지카타는 삐빅 디지털 카메라를 조작해 사진을 확대하고, 한 곳을 가리켰다.

녹색 피부의 남자 등 뒤에 있는 우주선 같은 은빛의 배. 그 표면에 그려져 있는, 사장(社章)과 같은 것.


「소위, 어둠 상인 조직이다. 전 우주 규모 말이지. 공식적으로는 생활 잡화에서 공장 기기까지라고 하는 정당한 물건을 매매하고 있지만, 뒤로는 무기나 마약이라던가, 뒤숭숭한 것도 취급하고 있다. 인신매매 같은 것도 하는 것 같다. 여기에 주문하면 뭐든 얻을 수 있다고 하여, 돈을 가진 녀석들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모양이야.」


우리 막부의 위쪽도 꽤나 신세를 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히지카타는 비꼬는 듯 그렇게 덧붙이며, 분한 듯 입가를 비틀었다.

설마 여기가 관련되고 있었을 줄이야. 이래서는, 아무리 찾아도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조직의 활동 범위는 전 우주. 즉 거점은 지구에는 없다. 어제 거래가 성립했다는 것은, 즉 바이러스는 어제까지 우주상에 있었다는 것이다. 진선조의 수사로 찾아낼 수 있을 리가 없다.


(…것보다, 그 보다도.)


이 정도의 큰 조직이 관련되어 있다고 하면, 막부 상층부에는 이 거래의 정보는 이미 전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구의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암거래. 그런데도 진선조에게 아무런 지시도 없다. 그 말은, 역시…


암묵적으로, 너희들은 개입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이 사항에 인간의 손은 들어오지 않게 할 생각인 것이다. 막부 상층부의 천인들은, 이 거래를 진심으로 저지할 생각 따위 없는 걸 지도 모른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 거래에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몰래 구매자로서 경쟁에 참가했을 가능성이.

……성가시다.


자신이 소속하는 조직이 풍기는 썩은 냄새에, 히지카타는 새삼 구역질이 났다.


「바이러스는, 이미 문어 상인의 손에 넘어간 거지?」

「대화를 들은 것만으로는, 그렇게 보여. 실물은 대강 저택을 찾았다 정도로는 발견 되지 않았지만.」


히지카타의 물음에 긴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유력한 건 진선조가 감시만 하고 있는 사이, 경쟁에서 이겼다는 거겠지.

…막부도, 경쟁에서 진 것일까. 아니면 문어 상인과 막부가 결탁해서 낙찰된 걸까.

두통을 참 듯 이마에 손을 댄 히지카타에, 긴토키는, 다만, 하고 덧붙였다.


「백신 쪽은 아직 교섭 중이라는 느낌이었어.」

「…그렇겠지. 백신이 갖고 싶다는 녀석은 그 밖에도 산더미만큼 있다. 경쟁시키고 가격을 상승시킬 생각인 거 겠지.」


문어 상인으로서는, 바이러스와 백신을 혼자서 거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구상의 인류의 생살여탈을 잡고, 다방면에서 돈을 뜯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재미있게 여기지 않는 자는 얼마든지 있다.

이익을 독점 시키고 싶지 않은 다른 천인 상인들. 지구를 자기 뜻대로 하고 싶은 막부 상층부. 바이러스가 만연했을 때에 자신만은 살아나고 싶다는 인간의 부호…그 중에는, 진심으로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지도 모르지만.

동기의 악의나 선의에 관계없이, 바이러스보다 백신 쪽이 수요가 크다. 판매자로서는 최대한 값을 끌어올리고 싶겠지.

히지카타는 확 눈살을 찌푸렸다.


구매자가 얼마나 거금을 털지 같은 건, 관심이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매우 곤란하다.


문어 상인은, 아마도, 인류를 사멸시킬 생각 따윈 없다. 지구에서 사는 천인 상인으로서, 인간을 멸하는 것은 황금 알을 낳는 닭은 목졸라 죽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막부와 결탁하고 있다면 더군다나.

그러니까 바이러스의 용도는 협박의 도구거나, 기껏 조금 유행시켜 백신을 높은 가격으로 팔아 치울 목적 정도일 것이다, 고 히지카타는 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지구상에 바이러스만 가져오고, 백신은 아마 아직 우주 위.

뭔가 불의의 사태가 일어나 바이러스가 유출되면 큰일이다.

급속히 퍼지는 병에 의해 백신의 수요는 더욱 높아지고, 가격은 더 치솟아, 교섭은 분쟁으로 번진다.


일반 시민의 손에 백신이 들어갈 때 까지, 어느 정도의 피해가 나올지.


불길한 상상에 오싹해졌다.


「이건 진심으로, 우물쭈물 거릴 순 없겠군.」


빨리 바이러스를 압수하지 않으면. 그런 히지카타에, 긴토키는 빈정대듯 입가를 비틀었다.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네 말로는 이 천인도 어둠 상인도, 막부와 관계가 있는 거지? 너희들에게 수사 허가가 내려지긴 하는 거냐.」

「아아, 절대 내려지지 않겠지.」


시원스럽게 히지카타는 대답했다. 당연하잖아, 라고 하는 듯한 어조이다.

막부의 입장에서 보면, 바이러스와 백신을 그 손에 독점 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 그러나 그것은 진선조의 손으로 공개적으로 압수한 것으로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막부가 압수한 것이 분명한 바이러스가 세상에 널리 퍼지게 되면 가만히 있을 정도로, 세상도 바보는 아니다. 폭동이라도 일어나면, 막부는 오히려 손해를 입는다.

백신에 의한 이익을 당당하게 얻으려면, 바이러스의 유출 부분은 불분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만약 진선조에게 수사 허가가 나온다고 하면, 그건 세간에 알리지 않는 극비 수사로.

그리고 그 일이 끝나면, 진선조는 입막음으로 숙청되지 않겠나.

남의 일처럼 담담하게 설명하는 히지카타에, 신파치는 숨을 멈췄지만, 긴토키는 별로 흥미 없다는 듯 코를 후비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할 건데?」


긴토키에게 나른한 듯한 목소리로 가볍게 질문을 받은 히지카타는, 보복하듯 가벼운 목소리로 퉁명스레 대답한다.


「그렇군. 뭔가 다른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불가항력으로』 이 저택에 파고 들어서, 바이러스를 『우연히』 발견하는 정도 밖에 없지.」

「…헤에. 그런 럭키한 우연이 일어날 것을 기다리는 거냐. 소원 빌기라도 할까?」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조롱하는 듯한 말을 하는 긴토키에게, 히지카타는 히죽 입꼬리를 올렸다.


「우연이란 건 당연히 노리고 일으키는 거잖아.」

「어─이, 누군가 국어 사전 갖고 와줘.」


그렇게 말하면서도, 긴토키의 얼굴은 재밌다는 듯 웃고 있었다. 히지카타의 대사는 예상 범위 내였던 것이다.

신파치는 어이가 없어져, 이 교활한 어른 두 명을 바라보았다. 카구라는 아까부터 호오, 호오 하고 수긍하고 있지만, 정말로 알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저택에 발을 디딘 곳에서 우연히 바이러스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미리 보관 장소를 정확하게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그거 이미 우연이라고 말 할 수 없죠.」

「이 저택 안에 수상한 장소는?」


신파치의 태클은 가볍게 흘리고,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 물었다.

긴토키는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젓는다.


「저택 안은 대충 조사해봤지만, 그런 수상한 장소는 없었다고. 그냥 보기에는 단순한 호화 저택이군.」

「그렇다는 건, 어딘가에 숨겨진 방 같은 게 있다거나, 저택과는 별도로 아지트가 있다거나…번거로운 걸.」


수사 허가도 없이 저택에 파고 들어서,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심층적인 손실」로는 끝나지 않는다. 일에 따라서는 정말 진선조가 무너질 수 있다.

히지카타는 턱에 손을 얹고 생각하다가, 이윽고 미간에 주금을 잡으며 혀를 찼다.


「어쩔 수 없이. 바이러스의 장소를 확인해두지 않는 한 이야기가 되지 않으니까, 일단 극비 수사를 속행한다.」

「…수사 방법에 변경은 없다는 건가?」

「아아, 또 작전이 바뀌면 알리지.」


그렇게 말하고, 히지카타는 일어섰다. 야마자키에게 연락을 하러 간다고 한다. 그것을 듣고 긴토키고 일어서다 허리의 목도를 떨어뜨렸다.

히지카타가 이 집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신파치도 카구라도, 그리고 히지카타도 혼자서는 외출하지 않았다. 적에 대한 조심이다.

긴토키만 혼자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그것은 긴토키에게 「나 혼자라면 어떻게든 된다」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있어서는, 오히려 그 사람을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점으로 말하자면 히지카타도 실력에 자신이 있을 것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여성의 옷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것과, 대체로 적에게 노려지고 있음이 틀림 없다는 것이 있어, 혼자서는 외출을 피하고 있었다.

따라서, 히지카타가 나갈 때에는 반드시, 긴토키가 따라가게 되어 있었다.


「너희들 단단히 문단속 하라구. 엄마란다~라고 말해도 분필 먹고 목소리가 예쁘게 되어도 열지 마. 그거 늑대니까.」

「아니, 우리들 산양이 아니니까요.」

「분필 먹고 목소리가 좋아진다는 게 무슨 원리냐 해?」

「카구라쨩 이야기를 벌리지 마! 수습할 수 없게 되니까!」

「아니 그치만 나도, 그 부분은 옛날부터 의문이란 말이지…. 왜냐하면 분필이라니 너, 아무리 생각해도 반대로 목 아프잖아. 아니 목이 다치는 것만으로 끝날지 어떨지…」

「어이, 빨리 가자고.」


짜증 가득한 히지카타에게 재촉 당해, 긴토키는 살짝 어깨를 으쓱 하고 현관으로 향했다.


「너 좀 더 여유 갖고 살지 않으면 인생에서 손해만 보게 된다고? 세상만사도 여유다.」

「여유를 가져서 배든 뭐든 겹쳐져 있는 녀석에게 들어도 설득력 없어.」

「너 내 배 같은 건 본 적 없잖냐! 본 거냐? 언제 본 거야? 성희롱으로 고소한다 요 녀석아─!」

「사람을 엿보기 범처럼 말하지 마! 그만큼 단 것만 먹으면 치아랑 배가 어떻게 될 지 정도는 예상 간다고!」

「노란 콜레스테롤 덩어리만 먹고 사는 녀석에게 듣고 싶지 않거든!!」


의미 없는 말다툼을 계속하면서, 두 사람은 현관으로 가까워질 수록 목소리를 낮추어, 재주 좋게도 작은 목소리로 소리 쳐 가며 문을 열었다.

한걸음 나오는 것과 동시에 긴토키는 오른팔을 내밀고, 히지카타는 그것에 왼손을 휘감고 바싹 기댔다.


「낮에는 돌아올 거니까.」


그렇게 말하며 돌아본 두 얼굴은, 이미 아주 온화해서 행복한 것으로 되어 있고.

탁 하고 닫힌 현관을, 신파치는 거의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굉장하다 해. 진짜 연인 사이 같다 해.」

「…그렇네.」

「점점 진짜처럼 되어간다 해.」

「……그렇구나…」


카구라의 솔직한 감상에, 신파치는 쓴웃음을 지으며 수긍했다.

그 두 사람의 연기는, 처음보다도 확실히 잘 어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연기가 점점, 일상 생활에도 침식해 오고 있다. 신파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가면.

문득 떠오른 생각을, 신파치는 황급히 부인했다.


「얼마 안 있어, 진짜 연인이 될 지도 모르겠다 해.」

「………」


모처럼 자신이 삼킨 생각을 간단히 입에 내서, 신파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카구라의 대사를 부정할 수 없는 이 상황이 무섭다.


하지만.



가장 곤란한 건, 이 예상에 딱히 혐오감을 느끼지 못 하는 자기자신이다.

신파치는 그렇게 생각하고 천장을 바라보며,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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